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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보다 잔혹한 2등’ 5번째 준우승 감독 교체


입력 2019.11.04 17:20 수정 2019.11.05 08:1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3년 계약 만료, 구단 측 재계약 불가 방침

준우승 하고도 교체된 역대 다섯 번째 감독

우승 트로피에 손이 닿지 않았던 장정석 감독은 재계약과도 멀어지고 말았다. ⓒ 뉴시스 우승 트로피에 손이 닿지 않았던 장정석 감독은 재계약과도 멀어지고 말았다. ⓒ 뉴시스

이번 포스트시즌서 치밀한 데이터 야구로 많은 찬사를 받았던 장정석 감독이 내년 시즌 키움과 함께 할 수 없게 됐다.

키움 히어로즈는 4일 손혁 신임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년이며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원 등 총 6억 원의 조건이다.

야구팬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다.

올 시즌을 끝으로 3년 계약이 만료된 장정석 감독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뚜렷한 성과로 인해 재계약할 것으로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키움은 올 시즌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장정석 감독이 팀을 잘 이끌었고 시즌 막판까지 선두 경쟁을 펼치는 등 팀을 확실한 강호로 자리 잡게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용병술이 더욱 빛났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를 3승 1패로 마친 키움은 SK와의 플레이오프서 3전 전승을 내달리며 지난해 탈락의 아쉬움을 멋지게 털어냈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4전 전패로 패퇴했으나 매 경기 접전을 벌였고, 무엇보다 신출귀몰한 투수 교체 등 빼어난 용병술로 야구를 즐기는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존중은 없었고, 키움 구단의 결정은 재계약 불가 통보였다.

‘2등은 꼴찌보다 잔혹하다’는 야구계 격언이 하필이면 장정석 감독에게도 해당되는 말이 되고 말았다.

기시감이 드는 장면이다.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올려놓고도 지휘봉을 뺏긴 감독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준우승 직후 교체된 역대 감독들. ⓒ 데일리안 스포츠 한국시리즈 준우승 직후 교체된 역대 감독들. ⓒ 데일리안 스포츠

대표적인 감독이 정동진 전 삼성 감독이다. 정 전 감독은 1990시즌 삼성을 이끌고 준플레이오프서 이전 시즌 정규 시즌 1위였던 빙그레를 격파한 뒤 매번 발목을 잡았던 2위 해태의 5연패를 저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상대는 MBC서 팀명이 막 바뀐 LG였고, 포스트시즌 5연승의 기세가 무색하게 4전 전패로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하필이면 한국시리즈 매치업이 재계 라이벌 간의 맞대결이었던 터라 구단 측의 결정은 ‘경질’이었다.

그로부터 12년 뒤, 이번에는 LG 김성근 감독이 역대급 ‘근성’으로 삼성을 몰아붙였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고, 프런트와의 갈등이 심화되며 경질 수순을 밟고 말았다.

4전 전패에 책임을 물었던 시즌은 2010년에도 이어진다. 선동열 감독은 KBO리그 역대 최장 기간인 5년 재계약을 선물 받았으나 SK에 4전 전패로 힘없이 물러나자 자진 사퇴 형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2013년 두산은 4차전까지 3승 1패로 앞서고도 5~7차전을 내리 패하는 충격적인 준우승에 그쳤다. 특히 한 박자 늦었던 투수 교체가 도마 위에 올랐고 대가는 사령탑 교체, 즉 김진욱 감독의 경질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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