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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전면전 속내는?...자존심 대결 속 철저한 실리


입력 2019.10.23 06:00 수정 2019.10.23 05:50        이홍석 기자

삼성 공정위 맞제소로 다시 불붙는 8K TV 전쟁

건조기·의류 관리기 놓고도 치열한 신경전 펼쳐

고성장·고수익 가능 제품에서 경쟁우위 확보 총력

삼성 공정위 맞제소로 다시 불붙는 8K TV 전쟁
건조기·의류 관리기 놓고도 치열한 신경전 펼쳐
고성장·고수익 가능 제품에서 경쟁우위 확보 총력


삼성전자가 공정한 시장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LG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양사간 8K(해상도 7680x4320) TV 전쟁이 다시 점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 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QLED 8K TV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공정한 시장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LG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양사간 8K(해상도 7680x4320) TV 전쟁이 다시 점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 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QLED 8K TV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와 가전 시장에서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시작된 TV 화질 논쟁은 공정거래위원회 맞제소로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으로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등 다른 가전에서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양사의 자존심 대결이 심화되고 있는 이면에는 고성장·고수익 제품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시장에서 생존이 가능하다는 철저한 실리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전날 공정한 시장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며 LG전자를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양사간 8K(해상도 7680x4320) TV 전쟁이 다시 점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QLED TV와 8K 기술 등 TV 사업 전반에 대해 LG전자가 근거 없는 비방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신고 이유로 설명했다. 특히 LG전자가 최근 공개한 올레드TV 광고를 통해 객관적인 근거없이 QLED TV에 대해 ‘블랙 표현이 정확하지 않고, 컬러가 과장될 수 있다"고 주장한 점을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0일 LG전자가 삼성전자 QLED TV 광고를 '허위·과장' 광고로 규정하고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한 지 한 달여만에 맞제소한 것으로 양측의 갈등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양사간 전쟁은 당초 LG전자가 지난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삼성전자 8K QLED TV의 화질 선명도(CM·Contrast Modulation)를 문제 삼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국내로 이어져 지난달 17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각각 기술 설명회로 공방을 이어갔고 20일 LG전자의 공정위 신고로 정점에 이르렀다.

이후 양사의 갈등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 했지만 이번에 삼성전자가 맞제소하면서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갈등이 지난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간 특허분쟁이 손해배상소송까지 이어졌던 진흙탕 싸움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양사의 신경전은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등 생활가전 제품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건조기의 경우, 삼성전자가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를 인용해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1위에 올랐다고 발표하자 LG전자가 자료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반박에 나섰다.

LG전자측은 가전 제품의 경우, 스마트폰이나 TV와 달리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공식 판매점 등의 자료가 포함되지 않아 공신력을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는 조사에서 제외된 데이터를 감안하더라도 점유율 변화가 크지 않다면서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1위에 오른 것은 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이는 앞서 LG전자 건조기가 논란이 되자 삼성전자가 공세에 나선 것과 공수가 바뀐 모습이다. 'LG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의 자동세척 콘덴서에 먼지가 끼는 문제가 발생하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회사 유튜브 채널에 이를 비판하는 영상을 올리며 공세에 나선 바 있다.

LG 트롬 스타일러 광고영상 캡처.ⓒLG전자 LG 트롬 스타일러 광고영상 캡처.ⓒLG전자
양사는 의류관리기에서도 서로의 제품을 겨낭하는 듯한 광고와 영상을 통해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진짜 스타일러의 의류관리'를 주제로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의 차별화된 성능과 편리함을 강조한 새 TV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에서는 1분에 최대 200회 옷을 흔들어 긴 코트 등 옷 전체의 미세먼지를 골고루 제거하고 생활 구김을 줄여주는 특허기술인 '무빙행어'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광고에서 ‘진짜’라는 표현을 강조하고 ‘무빙행어’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회사 유튜브계정을 통해 LG 스타일러 제품이 진동을 통해 털어낸 미세먼지를 외부로 배출하지 못해 청결한 관리가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정위에 맞제소가 이뤄진 TV와 달리 생활가전 제품들은 아직 입씨름에 그치고 있지만 향후 공방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양사는 지난 2012년 삼성전자의 '냉장고 용량 비교시험 광고' 유튜브 동영상을 두고 소송전을 벌인바 있고 2014년 IFA 전시회에서 발생한 삼성전자의 세탁기 파손 문제가 법정 다툼도 이어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간 신경전이 연말 쇼핑 시즌과 내년 초 신제품 공개를 앞두고 경쟁우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경전의 대상이 된 제품들이 모두 향후 성장성이 높은 것들이어서 자존심 대결 뿐만 아니라 철저히 실리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8K TV는 내년부터 급성장하며 향후 몇 년 내에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1만8600대에 불과했던 글로벌 8K TV 시장규모가 올해 21만5000대를 시작으로 내년 85만3900대를 거쳐 오는 2023년에는 3374만9900대 수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건조기와 의류관리기도 신 가전의 대표 주자로 매년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며 생활가전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와 가전 시장에서 수익성 창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고수익이 가능한 프리미엄 제품에서 승부수를 띄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향후 성장성이 높은 제품들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양사의 신경전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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