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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8K TV 빅뱅...프리미엄 시장 주도권 놓고 격돌


입력 2019.09.17 17:54 수정 2019.09.17 19:58        이홍석 기자

LG 공세 지속에 삼성 적극 대응모드로 전환

LG "QLED 8K 국제 기준 미달...제대로 만들어야"

삼성 "CM만으로 화질 평가? LG 8K 콘텐츠 소화 못해"

ICDM 규정 놓고도 아전인수 해석...치열한 경쟁 예고

LG 공세 지속에 삼성 적극 대응모드로 전환
LG "QLED 8K 국제 기준 미달...제대로 만들어야"
삼성 "CM만으로 화질 평가? LG 8K 콘텐츠 소화 못해"
ICDM 규정 놓고도 아전인수 해석...치열한 경쟁 예고


LG전자 한 직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개최된 '8K 및 올레드 기술설명회'에서 삼성전자 QLED 8K(왼쪽)과 자사의 나노셀 8K TV 제품간 해상도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LG전자 LG전자 한 직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개최된 '8K 및 올레드 기술설명회'에서 삼성전자 QLED 8K(왼쪽)과 자사의 나노셀 8K TV 제품간 해상도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LG전자
8K(해상도 7680x4320) TV 화질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빅뱅이 시작됐다. LG전자의 공세에 그동안 대응을 자제해 온 삼성전자가 공세 모드로 전환하면서 8K TV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격돌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LG전자가 17일 오전 '8K 및 올레드 기술설명회'를 개최하고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꺼내든 삼성전자 QLED 8K TV의 화질 문제를 다시 제기하자 삼성전자도 이날 오후 ‘8K 화질 설명회’에서 이를 반박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LG전자 “삼성전자 QLED 8K, 국제 규격에 미달”

LG전자는 삼성전자 8K QLED TV가 화질선명도(CM·Contrast Modulation) 측면에서 진정한 8K TV가 아니라며 국제 기준에 맞는 TV를 내놓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LG전자는 앞서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전시부스 내에 자사의 8K 나노셀 TV를 삼성전자 8K QLED TV와 비교해 전시하고 기술설명회(테크브리핑)에서는 화질선명도(CM)가 12%로 국제 기준에 크게 못 미치지 못하는 삼성 TV는 8K가 아닌 4K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도 별도로 마련된 전시관에서 자사의 나노셀 8K TV와 삼성전자의 QLED 8K TV와 나란히 비교 전시를 통해 화질 선명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QLED 8K TV는 화소 수만 충족했을 뿐 CM값이 국제 기준에 훨씬 못 미쳐 8K TV로 명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4K(해상도 3840x2160)의 4배에 달하는 해상도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총 3300만개 이상의 화소(픽셀) 수 뿐만 아니라 CM값이 충족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CM은 디스플레이가 흰색과 검은색을 대비해 얼마나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내는 값으로 흰색과 검정색을 각각 명확하게 표현할수록 화질선명도 값이 커지게 된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도 해상도를 판단하는 측정 기준으로 CM을 제시하고 50% 이상이 돼야 해상도를 충족하는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CM값이 50%는 넘어야 사람이 눈으로 직접 봤을 때 인접한 화소들을 구분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으로 화질선명도가 50% 미만인 경우 화소 수가 8K에 해당하더라도 해상도는 8K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LG전자의 주장이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전략팀장은 "나노셀 8K TV는 화질 선명도가 90%인 반면 경쟁사 제품은 12%에 불과하다"며 "QLED 8K TV는 ICDM이 정한 CM 최소 기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아예 8K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서 개최된 ‘8K 화질 설명회’에서 QLED 8K TV의 화질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전자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서 개최된 ‘8K 화질 설명회’에서 QLED 8K TV의 화질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 "화질 종합적으로 판단해야...소비자가 판단"

삼성전자도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서 '8K 화질 설명회'를 열고 LG전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IFA 2019 전시회에서 LG전자의 공세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지만 경쟁사가 지속적으로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 공세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TV의 화질을 선명도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컬러볼륨과 화질처리 기술 등 종합적인 요인들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 측정법으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화질을 평가하는 것은 불완전한 만큼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8K 화질은 CM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밝기와 컬러볼륨 등 다른 광학적인 요소와 화질처리 기술 등 시스템적인 부분이 최적으로 조합돼야 한다"며 "기준 정립을 위한 업체간 협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CM만으로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의 평가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도 지난 2016년 5월에 CM은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다고 언급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용석우 상무는 “ICDM이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며 기존 가이드는 중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며 “TV 평가 단체나 전문 매거진 등에서는 화질을 평가하는 요소로 CM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행사장에 자사의 QLED 8K TV와 LG전자의 OLED TV와 나노셀 TV 등을 나란히 전시하고 8K 화질의 이미지 파일과 동영상 파일, OTT 동영상 링크를 잇따라 재생시키는 비교 시연을 통해 LG전자 TV가 8K 콘텐츠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표준코덱(HEVC)으로 인코딩된 8K 동영상 시연에서 삼성 QLED 8K는 USB로 연결한 영상이든 스트리밍 영상이든 원활하게 재생을 한 반면 LG전자 TV에서는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거나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용 상무는 "경쟁사 TV에서는 8K 콘텐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화면이 깨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화질이나 재생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진정한 8K TV가 어떤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LG전자 한 직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개최된 '8K 및 올레드 기술설명회'에서 삼성전자 8K QLED(왼쪽)와 4K 올레드 TV 화질을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LG전자
LG전자 한 직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개최된 '8K 및 올레드 기술설명회'에서 삼성전자 8K QLED(왼쪽)와 4K 올레드 TV 화질을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LG전자
3년전과 서로 달라진 입장...ICDM 규정 해석도 이견

양사는 3년전과 서로 입장이 달라진 것에 대해서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4K(UHD)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삼성전자는 당시 LG전자의 적녹청백(RGBW) 방식이 진정한 4K가 아니라며 화질이 떨어진다고 공격했다.

LG전자가 채택한 RGBW 방식 TV는 빛의 삼원색인 적(R)·녹(G)·청(B)에 백색(W) 소자를 추가해 4개가 하나의 서브픽셀을 이뤘다. 이에 삼성전자는 백색 소자는 광원으로 사용하고 있어 백색 픽셀을 해상도에 영향을 주는 화소로 인정할 수 없다며 4K가 아닌 3K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LG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3년전 4K TV 시절 삼성전자가 자사의 RGBW 방식 TV에 대해 CM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을때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시 CM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은 인정하면서도 ICDM의 기준을 충족했던 반면 현재의 8K에서는 삼성전자 제품은 기준치에도 미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선필 팀장은 "RGBW 방식의 4K 액정표시장치(LCD) TV는 CM값이 60%로 ICDM이 정한 임계점을 넘은 만큼 4K 해상도로 인정된 것"이라며 "반면 삼성전자 8K TV는 CM값이 10%대로 8K의 CM 임계치를 넘지 못한 만큼 8K로 부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도 당시 CM값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CM 값이 중요하지 않다고 언급한 것은 상황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RGBW 방식이 화소수에서 4K를 충족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는 상황에서 CM값이 언급됐던 것으로 이번에는 모두 화소수가 8K를 충족하는 만큼 상황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용석우 상무는 “당시의 문제 제기는 픽셀 구조가 4K에 못 미친다는 문제 인식 하에 CM 값이 낮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요지로 주장을 한 것”이라며 “현재 양사 모두 8K 픽셀 구조를 모두 충족하는 상황에서 CM값이 낮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사는 ICDM의 규정에 대해서도 서로 다르게 해석했다. ICDM은 지난 2016년 5월 총회를 통해 화질선명도(CM)를 통한 해상도 측정법이 어떠한 디스플레이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해서는 현재의 해상도 측정법이 불완전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측정방법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에대해 LG전자는 8K의 픽셀구조가 4K와 동일한 만큼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로 볼 수 없고 이에따라 기존과 다른 새로운 해상도 측정법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새로운 기술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정석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마케팅 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는 "ICDM이 규정한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은 픽셀구조(Pixel layouts)로 명시돼 있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8K가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허태영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8K가 4K에 비해 픽셀이 보다 세밀하게 구성되는 만큼 충분히 새로운 기술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떤 기준의 측정방법이 필요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서 개최된 ‘8K 화질 설명회’에서 QLED 8K TV의 화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전자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서 개최된 ‘8K 화질 설명회’에서 QLED 8K TV의 화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전자
프리미엄 기술-시장 8K 시장 놓고 치열한 경쟁 예고

양사가 8K 화질 놓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앞으로 성장성이 높은 8K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프리미엄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적 경쟁 우위를 통해 점유율을 빠르게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8K 등 프리미엄 제품들이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수익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QLED TV를 내세워 올 2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점유율 31.5%(금액 기준)를 돌파하는 등 올해 14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75형 이상에서 53.9%, 2500달러 이상에서 53.8%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판매량에서도 QLED TV는 상반기 누계 212만대로 OLED TV(122만대)에 크게 앞서고 있다.

이같은 점유율 차이는 기술적인 부분은 차치하고라도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QLED TV가 앞서는 면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OLED가 수율과 생산성 측면에서 아직 QLED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어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로서는 삼성전자 QLED TV가 OLED는 물론 자사의 나노셀 TV에도 못 미친다고 보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량과 점유율 차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화질 선명도로 공세 일변도의 모드를 취하고 있는 것도 기술 경쟁력 우위를 내세워 8K 시장에서 판도 변화를 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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