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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배터리 소송전에 "경쟁력 저하 우려"


입력 2019.09.05 17:08 수정 2019.09.05 17:23        조재학 기자

폭스바겐, 中 배터리 업체 지분인수‧합작사 설립 검토

양사 소송전에 따른 경쟁력 약화 우려…中 점유율↑

폭스바겐, 中 배터리 업체 지분인수‧합작사 설립 검토
양사 소송전에 따른 경쟁력 약화 우려…中 점유율↑


ⓒ데일리안 ⓒ데일리안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배터리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의 수출보복과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우리 산업계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업계 및 중국 현지언론 전원배터리네트워크(动力电池网)에 따르면 최근 폭스바겐이 중국 배터리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합작사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로는 궈쉬안(Guoxuan)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또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는 중국 배터리 업체 비야디(BYD)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중국 업체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잠식해가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 간의 법정 다툼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자칫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업체의 전체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52.9%(34.62GWh)로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궈쉬안은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이 3.4%(2.25GWh)로 SK이노베이션(2.4%‧1.6GWh)보다 한 계단 앞선 7위인 업체다. 비야디는 14.5%(9.5GWh)로 3위를 달리며, 4위인 LG화학(12.8%‧8.4GWh)을 따돌렸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이 중국 배터리 업체를 대상으로 지분 인수 및 합작사 설립을 검토하기로 한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어서다.

LG화학이 미국에서 낸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미국 공장은 사실상 가동할 수 없게 된다. 이는 폭스바겐이 2022년 미국 전기차 물량 전체를 공급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반대로 SK이노이션이 승소하게 되면 폭스바겐은 LG화학이 기존에 공급한 파우치형 배터리 물량을 회수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가 소송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중국 등 배터리 업체의 물량 확대로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업계 우려가 커지면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사도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지금이라도 전향적으로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판단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도 지난 3일 “SK이노베이션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손해배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라며 조건부 대화를 제의하고 나섰다.

한편 LG화학은 이번 소송전이 국익을 헤친다는 프레임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SK이노베이션의 부당행위를 유야무야 넘어갈 경우 선도적이고 모험적인 기술개발 활동이 보호 받을 수 없어 국가경쟁력이 훼손된다는 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폭스바겐은 공급처 다각화와 현지 시장 공략 등의 전략에 따라 중국 배터리 업체와 계약하는 것”이라며 “폭스바겐의 중국 배터리 계약 논의는 소송과는 별개”라고 밝혔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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