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글로벌 거래액 4~6배 급증…테더가 90% 이상 차지
안정자산 담보 통해 변동성 낮춰…"새 관리 체계 마련해야"
1년 새 글로벌 거래액 4~6배 급증…테더가 90% 이상 차지
안정자산 담보 통해 변동성 낮춰…"새 관리 체계 마련해야"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암호화폐가 거래되기 시작한지 어느덧 10여년이 흘렀음에도 불안한 가격으로 인해 여전히 금융 시장의 주류로 편입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 최근 안정코인이 해법으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가격 안정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진 안정코인이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기축코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춘 새로운 관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7일 미국의 암호화폐 분석 업체인 체인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4대 안정코인의 거래액은 820억달러로 전년(125억달러) 대비 556.0%(695억달러)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암호화폐 전문매체인 더블록의 조사 결과,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이전 1년 간 안정코인 거래액은 네 배가량 늘었다는 분석이다.
안정코인은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여타 암호화폐들이 갖는 취약점인 급격한 가격 변동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신종 암호화폐다. 안정코인을 발행하고 매각하는 주체는 시중은행이나 중앙은행 등 제 3자에게 법정화폐·국채·원자재 등 각종 안정자산을 담보물 성격의 준비금으로 위탁하고, 그 만큼만 안정코인을 발행함으로써 가격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즉, 1달러짜리 안정코인 한 단위를 보유한 고객은 이를 언제든지 1달러로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발행·유통되고 있는 안정코인은 30여종에 이른다. 비트코인이 암호화폐 시가총액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듯, 안정코인에서는 테더가 거래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대표 주자로 꼽힌다. 다만, 테더은 암호화폐거래소인 비트파이넥스의 홍콩 소재 모회사인 아이피넥스가 준비금의 일부를 유용한 혐의로 뉴욕 검찰청의 조사 대상이 되면서 가격이 다소 불안정해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테더에 이은 안정코인 후발주자들은 제 3자 위탁 준비금의 투명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감독당국의 인가 절차를 밟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팍소스트러스트와 제미니트러스트는 지난해 뉴욕금융서비스당국(NYFDS)의 인가를 거쳐 각각 안정코인을 발행하고 있는데, 이와 연계돼 은행 등에 위탁된 준비금은 NYFDS의 정기적인 감사와 감독을 받게 돼 있다. 또 다수의 암호화폐거래소 등으로 구성된 안정화폐 컨소시엄들의 경우 외부 신탁이나 공동 관리 등을 통해 투자자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정코인이 대출과 일반송금, 지급결제 등 다양한 금융 거래에 이용됨으로써, 당초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암호화폐가 기대했던 금융 거래의 경제성과 편의성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아직까지는 안정코인의 용도가 시세 차익 등을 위한 거래에 집중되고 있지만, 향후 금융 네트워크 구축과 맞물려 안정코인의 쓰임새도 빠르게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영향으로 향후 암호화폐 시장은 안정화폐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안정코인의 용도 역시 다양한 금융거래 영역으로 확대돼 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 역시 자금세탁 방지와 고객 확인 의무 등 규율 체계 확립이 전제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앞으로 안정코인 생태계가 일정 수준을 상회하게 되면 은행 등 금융사들의 사업 모델은 물론,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이나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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