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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러웠던 손흥민, 어느 경기보다 무거웠던 'C'


입력 2019.06.07 22:00 수정 2019.06.08 06:59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 김평호 기자

주장 완장 차고 선발 출전했지만 다소 부진

최전방에서 둔한 움직임, 상대 거친 반칙에 고전

7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호주 국가대표 평가전 경기에서 손흥민이 볼을 지키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7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호주 국가대표 평가전 경기에서 손흥민이 볼을 지키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살인적인 일정으로 혹사 논란에 휩싸였던 캡틴 손흥민이 호주를 상대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 후반 30분 터진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승리는 거뒀지만 손흥민 개인의 경기력은 다소 아쉬웠다.

이날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한 3-5-2 전술을 꺼내 들었다.

손흥민은 지난 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서 펼쳐진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리버풀과의 경기서 풀타임 활약했다.

결승전 직후 곧바로 비행기에 오른 손흥민은 3일 오후 귀국해 국내서 하루 동안 짧은 휴식을 취한 뒤 4일 오후 파주NFC에 입소, 5일에야 대표팀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장거리 비행에 따른 피로와 체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무리하게 호주전에 나설 이유는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도 했지만 벤투 감독의 선택은 선발 출전이었다.

황희찬과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의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무거워보였다. 경기장 대형 전광판을 통해서도 지치고 피곤한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몸이 무거우니 제대로 된 플레이가 나올 리 없었다. 오히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상대의 압박과 반칙에 막히며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안타까운 장면만 연출됐다.

7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호주 국가대표 평가전 경기에서 손흥민이 상대 선수의 거친 태클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7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호주 국가대표 평가전 경기에서 손흥민이 상대 선수의 거친 태클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전반 14분 하프라인 부근서 모처럼 공을 잡은 손흥민은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돌파를 시도했지만 상대의 반칙에 저지당하며 넘어졌다. 6분 뒤에는 볼 경합 과정서 굿윈의 손에 안면을 맞고 쓰러졌다.

강한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공을 잡아보려 했지만 이마저도 수비에 차단당했다.

전반 29분에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상대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메튜 저먼의 다소 과격한 반칙에 손흥민이 발목을 잡고 쓰러졌다. 한동안 누워있다 다시 일어선 손흥민은 다리를 절룩거리며 그라운드를 걸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관중석에서는 아쉬움의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후반전에도 손흥민의 움직임은 나아지지 않았다.

후반 7분 모처럼 공을 잡아 수비를 달고 돌파를 시도해봤지만 또 다시 가로막히며 슈팅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후반 15분에는 또 한 차례 상대의 거친 파울에 발을 부여잡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이날 손흥민은 대표팀이 손톱을 가동했을 때 최전방에서 특유의 날렵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력보다는 혹여나 큰 부상을 당하지는 않을까 지켜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졸였다.

시즌을 마치고도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살인적인 일정 속에 이날 그의 팔에 감긴 주장 완장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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