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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고인 손흥민 "우리는 돌아온다"..현실은?


입력 2019.06.02 15:03 수정 2019.06.03 19:01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챔스 결승]리버풀에 0-2 패한 뒤 눈물 보여

다음 시즌 기약했지만 토트넘 상황 썩 좋지 않아

리버풀 우승을 지켜본 토트넘 손흥민. ⓒ 게티이미지 리버풀 우승을 지켜본 토트넘 손흥민. ⓒ 게티이미지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27·토트넘)은 그라운드에 그대로 누워버렸다.

손흥민은 2일 오전 4시(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서 펼쳐진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리버풀전에서 풀타임 활약했지만 0-2 패배를 막지 못했다.

136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토트넘의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지난 2005년 ‘이스탄불 기적’을 썼던 리버풀이 14년 만에 통산 6번째 '빅이어'를 들어 올리는 역사적 순간을 뒤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2009년과 2011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로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손흥민은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경기에 앞서 손흥민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박지성 선배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보며 꿈을 키워왔다”면서도 “출전 자체보다 우리가 이기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의지가 강했던 만큼, 손흥민 눈에는 또 눈물이 고였다. 경기 전 “울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다시 올라오기 힘든 무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손흥민에게 고인 눈물까지 감출 여유는 없었다.

알리송 선방에 막힌 강력한 슈팅 포함 유효 슈팅 3개 등 토트넘 공격수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후스코어드닷컴-6.6점)을 받았지만, 빅이어를 눈앞에서 놓친 아쉬움은 덮을 수 없었다.

동료 데이비스가 누워 있는 손흥민의 손을 잡고 일으키려 했지만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일어나지 않았다. 지켜보던 리버풀의 살라도 손흥민에게 다가와 위로를 건넸다.

힘들게 일어난 손흥민은 관중석으로 향했고,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아버지 손웅정 씨도 눈물이 고인 손흥민을 안아주며 격려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선수들 가운데 가장 늦게 그라운드를 빠져나왔지만, 다음 시즌에 대한 각오는 가장 먼저 알렸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We will be back”이라고 적으며 팬들과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올 시즌 ‘주포’ 해리 케인이 빠진 공백을 메우는 것을 넘어 '히스토리 메이커' 면모를 과시한 손흥민의 기량은 다음 시즌에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문제는 토트넘이다.

올 시즌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로 여름이적시장, 겨울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선수를 단 1명도 보강하지 않았다. 투자 없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지만, 감독과 선수들의 불만은 쌓여갔다. 이번 시즌 기적처럼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라왔지만, 다음 시즌에도 기적에 가까운 확률에 의지할 수 없는 노릇이다.

팀 공격의 핵심인 ‘DESK’ 가운데 한 명인 에릭센도 이번 여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대체자를 물색 중이지만 당장 에릭센 만큼 해줄 수 있는 선수를 찾아 영입하는 것도 녹록지 않다. 어려운 상황 속에도 토트넘을 여기까지 이끌어온 포체티노 감독의 거취도 불분명하다.

[토트넘 리버풀] 패배 후 그라운드에 그대로 누워버린 손흥민. ⓒ 게티이미지 [토트넘 리버풀] 패배 후 그라운드에 그대로 누워버린 손흥민. ⓒ 게티이미지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5년간 외부 영입보다는 기존 선수들을 발굴해 육성하며 팀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우승컵을 품고자한다면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그동안 토트넘 구단의 소극적인 재정적 지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해왔다.

큰 성과를 거둔 포체티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빅클럽들은 많다. UEFA 홈페이지에 따르면, 경기 후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포체티노 감독은 “지금은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니다”라며 토트넘에 잔류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성공한 감독과 주축 선수의 이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토트넘이 지난 시즌과 같은 자세를 취한다면, 손흥민 말대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은 지키기 어렵다.

전력을 보강하고 보완한다고 해도 다시 올라오기 힘든 무대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나 리버풀이 최근 3시즌 동안 두 번 이상 올라왔지만, 토트넘이 당장 그 정도의 투자와 전력을 구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눈물이 고이지 않을 수 없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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