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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안착' 좌완 함덕주, 아까운 선발 재능


입력 2019.02.17 08:10 수정 2019.02.17 08:12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우타자 제압 가능한 좌완 마무리로 우뚝

선발로서도 충분한 성공 가능성..미래는?

마무리 투수로의 변신에 성공한 두산 함덕주. ⓒ 두산 베어스 마무리 투수로의 변신에 성공한 두산 함덕주. ⓒ 두산 베어스

지난해 완벽한 시즌을 보내는 듯했던 두산 베어스는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2018 KBO리그' 정규리그에서는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2016시즌 만큼의 압도적인 힘으로 통합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믿었던 타선이 침묵하며 SK에 무릎을 꿇고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두산의 새로운 마무리로 안착한 함덕주(24)에게는 2018년이 야구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2018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완벽했던 두산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됐던 자리가 마무리였다. 2016시즌부터 선발진과 타선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했던 두산도 확실한 마무리투수가 없었다. 2016년에는 이현승(평균자책점 4.84 25세이브), 2017년에는 이용찬(평균자책점 4.40 22세이브)이 마무리 보직을 맡았지만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안정감 있는 마무리투수 부재로 두산은 항상 선발진에 비해 불펜진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때문에 두산을 상대하는 팀들 역시 불펜진의 빈틈을 노려 후반 역전을 노리는 경기 운영을 보이기도 했다.

2018시즌은 달랐다. 2017년까지는 선발투수 유망주로 평가받던 좌완 함덕주가 마무리 변신에 성공하며 안정감을 더했기 때문이다.

2018시즌 KBO리그 세이브 순위. ⓒ 야구기록실KBReport.com 2018시즌 KBO리그 세이브 순위. ⓒ 야구기록실KBReport.com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맡은 마무리 보직이지만 함덕주는 큰 무리없이 적응했다.

2018시즌 내내 팀의 뒷문을 지킨 함덕주는 총 27세이브를 수확, 정우람(35세이브)과 손승락(28세이브) 뒤를 이어 세이브 부문 3위에 올랐다. 정우람(4년 84억)과 손승락(4년 60억)의 FA 계약총액을 떠올리면 2018시즌 1억 6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던 함덕주의 활약이 대단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물론 함덕주의 지난해 활약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2017년 시즌이 종료된 이후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 U-23 대표팀에 발탁되어 활약한 바가 있을 만큼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좌완 유망주였다.

하지만 2017년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대형 선발 투수로 발전 가능성을 평가를 받았고, 두산의 5선발로 활약하기도 했다. 함덕주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불같은 강속구를 뿜어내지는 않지만 뛰어난 완급조절 능력과 주무기 체인지업을 이용해 타자들을 요리한다.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함덕주의 체인지업은 좌투수인 그가 우타자를 상대로도 위력을 보일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선발로 뛰었던 2017시즌에는 100구 가까운 투구수를 기록하고도 구속이나 구위를 유지하했다. 100개 전후의 투구수로 본인의 능력치가 최대한 반영된 공을 계속해서 던질 수 있는 체력은 선발투수로 대성할 수 있는 재능이다. 함덕주가 2017시즌까지 보인 재능은 전형적인 선발 유망주가 가진 재능이었다. 때문에 장원준과 유희관의 뒤를 잇는 좌완 선발로 커갈 가능성을 주목받았다.

하지만 두산 김태형 감독은 2017년 포스트시즌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 불펜으로 뛰었을 당시의 함덕주 위력에 주목했다. 선발로 뛰던 함덕주를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변경시켰고, 마무리 투수로 뛰었던 이용찬을 선발진으로 불러들였다.

보직 변경은 대성공이었다. 함덕주가 마무리에 자리 잡은 것은 물론이고 불안했던 마무리 이용찬이 국내 투수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144이닝 3.62, 전체 4위)을 기록하며 국내선발 에이스로 변신했다. 장원준과 유희관이 부진했던 2018년에 이용찬이 3선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면 두산의 정규리그 독주는 어려웠을 수도 있다.

'좌완 선발' 함덕주의 모습은 다시 볼 수 없을까. 마무리 투수로도 훌륭하지만 선발로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기에 선발투수로의 복귀를 기대하는 팬들이 아직까지 많다. 실제로 30대 중반에 들어서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장원준과 유희관을 이을 좌완 선발 재목이 두산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선발투수로도 가능성 보인 두산 함덕주. ⓒ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로도 가능성 보인 두산 함덕주. ⓒ 두산 베어스

그러나 2019시즌 중 선발투수 함덕주를 다시 보게 될 확률은 희박하다.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마무리에 정착한 선수의 보직을 다시 변경해 마운드 구상을 뒤흔들 이유가 없다.

더구나 두산의 선발 마운드는 2019시즌에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원투펀치인 린드블럼-후랭코프와 재계약에 성공해 선발진의 중심을 유지했고, 지난해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우완투수 이용찬과 이영하도 버티고 있다. 2017시즌 꾸준한 활약을 보였던 장원준과 유희관 역시 명예회복을 노리고 칼을 갈고 있다.

함덕주는 2018시즌 67이닝을 소화하며 75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높은 삼진률을 보였다. 마무리 투수로도 충분한 재능을 보여준 셈이다. 선발투수와 구원투수로 동시에 좋은 능력치를 보여주는 투수는 흔치 않다. 두산은 물론 국가대표 투수로도 활약이 기대되는 함덕주의 미래가 주목된다.

글: 이정민,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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