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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로스 감독이 콕 집은 참사의 도화선


입력 2019.01.29 08:44 수정 2019.01.29 08:44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후반 11분' 실수 지적

일본에 패한 이란 케이로스 감독. ⓒ 게티이미지 일본에 패한 이란 케이로스 감독. ⓒ 게티이미지

이란 축구대표팀이 예상 밖으로 일본 축구대표팀에 대패했다.

‘여우’ 케이로스가 이끄는 이란은 28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서 열린 일본과의 ‘2019 아시안컵’ 4강에서 오사코 유야(베르더 브레멘)-하라구치 겐키(하노버)에 골을 내주며 0-3 완패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스페인·포르투갈 상대로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던 이란이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은 거의 없었다. 당시 수비라인을 이끌던 주역들도 건재했고, 아즈문을 비롯한 강력한 공격진도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기대대로 아시아 최고의 FIFA랭킹(29위)을 자랑하는 이란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압도적 전력을 과시하며 4강까지 올라왔다. 조별리그 3경기, 토너먼트 2경기 무실점을 기록했다. 결과나 내용 면에서 우승후보다웠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최강의 면모를 뽐냈다.

하지만 아시안컵 토너먼트 4강에서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이란으로서는 대참사가 아닐 수 없다. 일본이 아시안컵 이전 경기들보다 활기를 띤 공격을 펼치긴 했지만, 전반만 해도 이란이 주도권을 잡고 흘러갔다. 후반 11분, 볼에 대한 집중력이 흐트러진 그 순간이 참사의 도화선이 됐다.

케이로스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부분을 언급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매우 격렬한 경기였다. 우리 수준에 맞지 않는 실수로 첫 골을 허용한 것이 치명적이었다”고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 “이후 심리적으로 무너지며 무너졌다. 그래도 이란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일본 이란]케이로스 감독이 패인으로 지적한 후반 11분 실점 상황. JTBC3 FOXSPORTS 중계화면 캡처 [일본 이란]케이로스 감독이 패인으로 지적한 후반 11분 실점 상황. JTBC3 FOXSPORTS 중계화면 캡처

케이로스가 패인으로 콕 집은 부분은 후반 11분, 이번 대회 첫 실점 상황이다. 이란이 인플레이 상황에서도 4~5명의 선수들이 주심 판정에 항의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갔고, 그 사이 이란 선수에 의해 잠깐 넘어졌던 미나미노는 볼에 대한 집중력을 보이며 왼쪽 코너로 뛰었다.

항의하러 갔던 선수들은 급하게 전열을 정비해 수비에 나섰지만, 이미 미나미노의 크로스는 올라왔고, 오사코가 날카로운 헤더로 이란의 골망을 흔들었다. 아시안컵 무실점을 기록 중이던 이란의 다소 어이없는 실점이었다.

이때부터 와르르 무너졌다. 0-1로 뒤지며 심리적으로 급격하게 흔들린 이란은 공격의 정교함을 잃었다. 오히려 후반 22분에는 매끄럽지 못한 패스에 이어 페널티킥(키커 오사코)까지 내주며 두 번째 실점을 했다.

패색이 짙은 경기 막판 이란은 빈축을 살 만한 위험한 플레이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멸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도 하라구치 겐키에 세 번째 골을 얻어맞고 완전히 무너졌다.

이란은 1976년 대회 이후 43년 만에 결승전 진출과 우승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2011년부터 이란을 지휘한 케이로스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이란을 떠나 콜롬비아 대표팀 감독을 맡는다. 어떤 대회보다 우승컵에 대한 열망이 컸던 이유다.

이란을 아시아 최정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는 받았지만, 끝내 우승컵은 안아보지 못하고 퇴장한다.

한편, 통산 4회(1992·2000·2004·2011년) 우승으로 아시안컵을 가장 많이 들어올렸던 일본은 5번째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29일 열리는 개최국 UAE와 한국을 꺾고 4강에 오른 카타르 중 한 팀과 결승을 치른다. 일본은 그동안 네 차례 결승전에 진출해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은 2월1일 열린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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