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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새울원전을 가다] 공정률 40% 넘은 신고리 5‧6호기


입력 2019.01.29 06:00 수정 2019.01.29 06:03        조재학 기자

후쿠시마 후속대책 통해 안전성 강화

공론화‧근로시간 단측으로 준공 지연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는 5개의 원전본부 중 막내로, 지난 2017년 1월 2일 고리원자력본부에서 분리, 출범했다. 현재 신고리 3~6호기 등 4기의 원전이 건설 또는 운영 중이다.
신고리 3호기는 운전되고 있으며, 신고리 4호기는 운영허가 심의를 앞두고 있다. 신고리 5‧6호기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42.14%의 종합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신고리 3~6호기는 UAE 바라카 원전에 건설 중인 노형과 동일한 ‘APR-1400’으로, 우리나라의 수출형 원전이다.
새울원자력본부는 정부 탈원전 정책의 풍파를 온몸으로 겪었다.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는 건설 계획 백지화 대상이었지만, 공론화위원회 끝에 건설이 재개됐다. 신고리 4호기는 지난 2017년 물리적 공사를 마쳤으나, 운영허가 절차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편집자주)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 붉은색 크레인 뒤로 CLP 19단 설치 공사를 마무리한 신고리 5호기가 보인다.ⓒ한국수력원자력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 붉은색 크레인 뒤로 CLP 19단 설치 공사를 마무리한 신고리 5호기가 보인다.ⓒ한국수력원자력


후쿠시마 후속대책 통해 안전성 강화
공론화‧근로시간 단측으로 준공 지연


세찬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새울원자력본부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신고리 5호기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신고리 5호기의 외벽철판(CLP) 19단 설치가 마무리됐다.

지난 24일 새울원자력본부 내 새울전망대에서 만난 새울원자력본부 관계자는 “이제 신고리 5호기는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원자로 등 주요기기를 설치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그 위에 돔을 설치할 것”이라며 “신고리 6호기는 지난해 9월 최초 콘크리트 타설 후 CLP 설치 작업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은 총 건설 사업비 약 8조6253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의 위용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수십 대의 크레인이 산처럼 서있고, 이 중 붉은색 크레인은 2300t급의 대형 크레인이다. 화물차는 희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건설현장을 누볐다. 건설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된 차량 위로 누런 모래가 쌓일 정도로 화물차는 수시로 바쁘게 오갔다.

신고리 5‧6호기는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공약 중 하나인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신고리 5‧6호기의 종합공정률이 약 28%까지 진행된 상태여서, 건설 백지화에 대한 논란이 거셌다. 정부는 2017년 7월 공론화로 방향을 선회했고, 3개월간의 숙의 과정을 거친 공론화위원회는 같은 해 10월 정부에 건설재개를 권고했다.

우여곡절 끝에 건설이 재개된 신고리 5호기는 1월 현재 원자로 건물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원전의 상징격인 둥근 돔을 제외한 원통 모양의 원자로 건물이 세워졌으며, 외벽공사가 한창이다. 그 옆으로 신고리 6호기의 CLP가 둥근 원 모양으로 설치되고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건설사업의 총 투입인력은 800만명에 달하며, 하루 평균 최대 투입인력은 3000여명에 이른다. 건설참여 업체는 설계사, 주기기 공급사, 시공사 등 1700여개를 웃돈다.

새울원자력본부 관계자는 “현재 하루 평균 24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며 “신고리 6호기 건설이 본격화되면 일일 투입인력은 3000여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와 후쿠시마 원전의 벽체 단면 비교.ⓒ한국수력원자력 신고리 5·6호기와 후쿠시마 원전의 벽체 단면 비교.ⓒ한국수력원자력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안전성 대폭 강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인 2016년 6월 건설허가를 취득한 신고리 5‧6호기는 후쿠시마 후속 대책과 내진 성능 강화 등으로 안전성을 높였다.

우선 원전 건설 부지는 해수면보다 약 9.5m 높은 곳으로 선정했다. 새울 원전 지역의 폭풍‧해일 영향분석 결과 최고 해수위는 8.2m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또 주요 안전설비 구조물에 고성능 밀폐형 방수문을 설치해 침수 가능성을 차단했다. 안전정지계통 내진성능도 0.3g(규모 7.0)에서 0.5g(규모 7.4)으로 대폭 강화했다.

원자로 건물의 콘크리트 외벽은 CLP(6㎜ 두께)를 포함한 137cm 두께의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다. H빔 구조물과 벽체 약 10cm로 건설된 후쿠시마 원전과 비교해 안전성을 크게 개선했다.

새울원자력본부 관계자는 “후쿠시마 원전은 1970년대 노형이고, 신고리 5‧6호기는 기술력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UAE에 수출한 2000년대 노형”이라며 “굳이 비교하자면 포니와 에쿠스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울원자력본부.ⓒ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한국수력원자력


◆공론화,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준공 지연
공론화로 5개월 지연된 신고리 5‧6호기 준공이 15개월 더 늦어지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고리 5·6호기 실시계획 변경고시’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건설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20개월 늘어났다. 2014년 9월 착공한 신고리 5‧6호기는 당초 2022년 10월 준공 예정이었다.

산업부는 “공론화에 따른 공사 일시중단 및 공사 준비기간 추가, 주 52시간제 근로기준법 개정시행과 근로 환경 변화 등에 따른 공정영향 추가”라며 준공 지연 사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고리 5호기는 2023년 6월, 신고리 6호기는 2024년 6월로 준공이 연기됐다.

새울원자력본부 관계자는 “이미 한정된 공간에 최대 인력을 투입해 건설하고 있었기 때문에 추가 인력 투입이 어렵다”며 “우선 원전을 안전하게 건설, 운영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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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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