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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 vs 하빕, 극과 극 드림매치 승자는?


입력 2018.10.07 00:10 수정 2018.10.06 22:5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맥그리거와 하빕. ⓒ 게티이미지 맥그리거와 하빕. ⓒ 게티이미지

7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릴 UFC 229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타이틀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다름아닌 챔피언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와 '악명 높은(Notorious)'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가 격돌하기 때문이다.

88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꾸준하게 자신을 증명한끝에 드디어 세기의 대결을 벌이게 됐다.

현재 UFC를 이끌어가는 체급은 단연 라이트급이다. 기량과 캐릭터를 갖춘 선수들이 넓게 분포되어있는 가운데 누르마고메도프, 맥그리거 그리고 '엘쿠쿠이(El Cucuy)' 토니 퍼거슨(34·미국)이라는 '빅3'가 탄탄하게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특히 맥그리거는 선수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지만 UFC 최고의 빅 메이커로서 단체 전체의 흥행을 이끌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아쉽게도 그동안은 그 좋은 캐릭터간 대결구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맥그리거는 외도로 바빴고 누르마고메도프와 퍼거슨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경기 직전 시합을 취소시키기 일쑤였다. 감량문제, 부상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한 두번이 아닌지라 팬들의 불만은 사뭇 컸다.

이번 누르마고메도프와 맥그리거의 대결은 '빅3'간 첫번째 충돌이다는 점에서 많은 시선이 몰리고 있다. 누르마고메도프와 퍼거슨만 붙었어도 엄청난 빅매치였을 상황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던 맥그리거의 가세로 역대급 매치업이 완성됨에 따라 주최 측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쾌재를 부를 상황이 됐다.

무패기간 동안 보여준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래플링 파워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 게티이미지 무패기간 동안 보여준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래플링 파워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 게티이미지

누르마고메도프의 파워 그래플링, 맥그리거마저 파괴?

흥행파워에 대해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맥그리거와 러시아 쪽에서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무패강자 누르마고메도프의 격돌은 현재 UFC 측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베스트 드림 카드임이 분명하다. 종합격투기 경량급 역사상 최고의 매치업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익히 잘 알려진 데로 둘의 파이팅 스타일은 현격하게 다르다. 파워 그래플링을 구사하는 누르마고메도프는 전형적인 그래플러이며 왼손 펀치로 악명높은 맥그리거는 한방이 위협적인 카운터 펀처라 할 수 있다.

무패기간 동안 보여준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래플링 파워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어릴 때부터 익혀온 레슬링, 삼보, 유도 등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테이크다운에 성공한 뒤 무겁게 압박한다. 그 과정에서 주짓수, 레슬링 등 상대의 그라운드 기술은 철저히 무시되기 일쑤다.

체급 최고 파워를 바탕으로 바윗돌처럼 눌러버리는지라 타격가는 물론 그래플러까지도 똑같이 케이지 구석에서 구겨버린다. 상대의 파이팅 스타일에 관계없이 누르마고메도프에 상위 포지션을 내주면 똑같은 운명을 맞이한다. 때문에 이제까지 치렀던 대부분 경기에서 누르마고메도프는 매 라운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상당수 팬들과 관계자들은 누르마고메도프의 우세를 점치고 있는 분위기다. 종합격투기 특성상 특급 그래플러와 타격가가 맞붙으면 그래플러 쪽이 좀 더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타격가가 제대로 된 한방을 꽂아 넣지 못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그래플러 혹은 그래플링이 강한 쪽이 흐름을 잡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 미르코 크로캅전이 그랬고 케인 벨라스케즈와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의 2,3차전 역시 그렇게 경기가 흘러갔다.

종합과 입식을 겸하고 있는 파이터 '신데렐라맨' 조성환(31·김제국제엑스짐)은 "개인적인 심정으로서는 같은 타격가인 맥그리거를 응원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상대성 등에서 누르마고메도프가 유리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며 누르마고메도프의 우세를 점쳤다.

'불도저'로 불리는 맥스FC 여성부 인기파이터 김소율(24·평택엠파이터짐) 또한 "무시무시한 그래플러 누르마고메도프가 지는 그림이 도저히 그려지지 않는다"며 "설사 맥그리거의 펀치가 다수 들어가서 충격을 받더라도 끝내 누르마고메도프가 붙잡아서 눌러놓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맥그리거는 타격 거리가 잡혔다 싶은 순간에는 실수하지 않는다. ⓒ 게티이미지 맥그리거는 타격 거리가 잡혔다 싶은 순간에는 실수하지 않는다. ⓒ 게티이미지

변수는 맥그리거의 한방!

물론 맥그리거같이 한방을 갖춘 타격가는 늘 변수를 가지고 있다. 특히 최고의 저격 미사일로 불리는 왼손 한방이 제대로 터진다면 아무리 누르마고메도프라고 해도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맥그리거는 타격 거리가 잡혔다 싶은 순간에는 실수하지 않는다.

최고의 타격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제 알도(32·브라질)의 돌진을 카운터로 맞받아 무너뜨렸고 베테랑 싸움꾼 에디 알바레즈(34·미국)에게는 사이즈의 이점을 살려 흐름을 잡은 뒤 폭풍같은 연타로 경기를 끝냈다. 두 경기 다 타이틀매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맥그리거가 상대의 그래플링에 고전했던 경기로는 채드 멘데스(33·미국)전을 들 수 있다. 당시 멘데스는 맥그리거를 여러차례 테이크다운 시킨 후 상위 압박에서 곤란한 상황을 만들었다. 인상적인 것은 맥그리거의 대처였다. 그는 멘데스를 맞아 이른바 ‘너는 넘겨라. 나는 때리겠다’ 마인드로 경기에 나섰다. 넘어갈 때는 넘어가더라도 자신이 할 것은 해야겠다는 의지로 보였고 실제로도 그렇게 승부를 풀었다.

맥그리거는 수차례 멘데스에게 태클을 당했음에도 스탠딩 상태에서 자신만만하게 펀치와 킥을 냈다. 대다수 타격가들이 그런 상황에서 위축되어 제대로 공격을 못하는 것과 전혀 달랐다. 결과적으로 맥그리거는 기세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채 멘데스를 스탠딩에서 몰아붙여서 결국 타격으로 경기를 끝내고 말았다.

물론 멘데스에게 펼쳤던 플레이가 누르마고메도프에게까지 통할지는 미지수다. 누르마고메도프는 멘데스보다 더 크고 힘도 좋다. 그런만큼 압박의 강도 또한 훨씬 강하다. 경기 전 누르마고메도프의 레슬링에 잘 대처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수많은 선수들이 막상 실전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자신감은 좋지만 멘데스 전처럼 경기에 임한다면 외려 큰일날 수 있다.

맥그리거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경기 초반 누르마고메도프가 접근전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큰 것 한방을 꽂아 넣는 것이다. 아무리 누르마고메도프의 그래플링이 무섭다해도 어차피 경기는 스탠딩에서 시작한다.

누르마고메도프는 그동안 상대를 넘기기 위해 거리를 좁히는 과정에서 적지않게 타격을 허용한 바 있다. 큰 충격을 받지 않았기에 어지간한 타격은 무시하고 달라붙어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으나 상대가 카운터의 달인 맥그리거라면 얼마든지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과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기의 대결에서 최후의 웃는 자는 누가 될 것인지, 코앞으로 다가온 빅매치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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