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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도 해외수주 아시아 시장 강제…대형사들 글로벌 위상은 약화


입력 2018.08.30 06:00 수정 2018.08.30 06:12        권이상 기자

베트남 차지비중 15.5%로 지난해보다 11.2% 포인트 상승

세계 도급 순위에선 국내 건설사들 대부분 순위하락해

국내 건설사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선전하며 중동시장에서의 부진 속에서도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3년만에 300억달러 고지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한 해외공사 현장 모습.(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건설사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선전하며 중동시장에서의 부진 속에서도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3년만에 300억달러 고지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한 해외공사 현장 모습.(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올 하반기에도 국내 건설사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선전하며 해외수주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시장의 규모가 상반기보다 확대되고 있어 새로운 수주보고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게다가 싱가포르, 중국, 태국 등 동남아시아권에서도 국내 건설사들의 선전이 눈에 띄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중동시장에서의 부진 속에서도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3년만에 300억달러 고지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문제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위상이 조금씩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조사된 글로벌 건설사 순위 100위권 중 국내 8개사가 등록 됐지만, 이 중 7개사는 지난해보다 뒷걸음 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해외수주가 예년보다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시장 및 공종 다변화 등 전략적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도퇴될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30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규모는 202억3952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90억9523만 달러보다 6% 증가한 것이다.

수주실적을 보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베트남 시장에서 강세가 뚜렷하다. 현재 베트남 수주액은 31억5983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배 이상(10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전체 해외 수주시장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현재까지 15.5%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하반기 들어서만 11억달러의 수주고를 쌓으며 1위인 아랍에미리트(UAE, 46억달러)와의 격차가 큰 폭으로 좁혔다.

최근 건설사들이 잇따라 베트남에서 일감을 따냈고 하반기에도 베트탐에서 아파트 건설 등 물량이 나올 예정으로 해외수주 증가세가 전망되고 있다.

베트남은 올 들어 태국 자본의 '롱손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에서 총 54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발주가 나오면서 국내 건설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SK건설은 올 초 20억달러 규모의 에틸렌 플랜트 공사를 프랑스 테크닙사와 함께 수주했다. 공사 금액 중 SK건설의 지분은 10억달러 규모다.

또 삼성엔지니어링은 롱손 롱손 석유화학 건설사업 중 '패키지 B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패키지 C 폴리프로필렌(PP) 플랜트'에 대한 설계·조달·시공 계약(EPC)을 체결했다.

이 밖에 대우건설은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GS건설의 호치민 '나베신도시 프로젝트' 등 대규모 신도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문제는 해외건설 시장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위상이 크게 약화된 상태다.

최근 미국의 세계적인 건설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Records)이 발표한 ‘2018년 세계 건설(도급) 순위 225’에 따르면 인터내셔널(International) 부문(전체 250위)에 국내 11개 건설사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ENR은 매년 전년도 건설사들의 국내외 매출액에 근거해 250대 건설사를 선정해 발표한다. 그중 ‘인터내셔널(International)’ 부문은 해외 매출만을 집계해 순위를 내기 때문에 글로벌 건설시장에서의 위상을 나타내는 참고지표로 활용된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 16위 ▲삼성물산 23위 ▲GS건설 38위 ▲대우건설 52위 ▲삼성엔지니어링 53위 ▲SK건설 57위 ▲포스코건설 66위 ▲대림산업 67위 ▲한화건설 112위 ▲롯데건설 136위 ▲쌍용건설 187위로 국내 8개사가 100위 내 랭크됐다.

다만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쌍용건설만이 지난해보다 순위가 올라간 반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대림산업, 한화건설 등은 순위가 내려 앉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국내 건설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오히려 예년보다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국내 건설사들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서고 있는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약진한 곳이 많다.

불과 중국 기업들은 2년 전에는 1개사, 1년 전에는 2개사가 글로벌 10위 이내에 들었는데 올해에는 중국교통건설, 중국전력건설, 건축공정총공사 등 3개사가 포진했다. 100위 이내에서도 지난해(22개사)보다 3개 늘어난 25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반적인 순위 하락이 2015년 이후 이어진 해외수주 실적부진의 여파라고 분석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실적은 2014년부터 660억 달러 달성 후 지난해 290억 달러까지 급감했는데 이 실적이 지난해 매출로 반영되면서 올해 순위가 하락했다”며 “그나마 지난해 수주 실적이 회복세를 보였고 올해도 수주 금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경쟁력 또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지난 6월 해외건설 수주지원을 위해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출범시켰지만, 아직 뚜렷한 지원실적이 나오지 않았다”며 “건설사들도 ‘시장 및 공종 다변화’ 등 전략적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명예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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