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차급 가격파괴'로 부진탈출 노린다

박영국 기자

입력 2018.06.04 11:05  수정 2018.06.04 11:22

SM5 이어 SM3 가격 하위차급 수준으로 낮추며 역주행 노려

SM3(위)와 SM5.ⓒ르노삼성자동차

SM5 이어 SM3 가격 하위차급 수준으로 낮추며 역주행 노려

신차 부재에 따른 판매부진으로 완성차 업계 최하위로 밀려난 르노삼성자동차가 ‘차급 가격파괴’로 승부수를 띄웠다. SM5에 이어 SM3까지 구형 모델을 한 차급 아래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4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이달부터 SM3 가격은 가솔린 모델 기준 트림별 최저 75만원에서 최고 115만원까지 인하된다.

기본형인 PE 트림은 100만원 인하된 1470만원으로, 한 차급 아래인 소형차 쉐보레 아베오 기본트림(1410만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경차와 비교해도 기아차 모닝 최상위 트림(1544만원)보다 저렴하고 스파크 최상위 트림과 동일하다.

SM3 SE트림은 85만원 낮아진 1665만원, LE트림은 115만원 인하된 1795만원, 최상위 트림인 RE는 85만원 내린 1965만원에 판매된다.

국산 준중형차 중 유일하게 전 트림이 2000만원 미만으로 책정됐으며, 가솔린 최상위 트림 가격이 소형차인 현대차 아베오 디젤 최상위 트림(1949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가격을 낮췄다고 편의사양이 ‘깡통차’ 수준인 것은 아니다. 주력 트림인 1795만원짜리 LE트림에는 최고급 가죽시트와 운전석 파워시트,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오토 클로징 등을 기본 장착했다.

르노삼성은 차량의 가격을 하위차종 수준으로 낮추면서 선호도가 높은 편의사양을 기본 장착하는 전략을 이미 SM5를 통해 선보였었다.

2195만원짜리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는 SM5에는 최고급 가죽시트, 운전석·조수석 파워 및 통풍시트, 전자식 룸미러 및 하이패스, 좌우 독립 풀오토 에어컨, 크루즈 컨트롤, LED 주간주행등, 후방 경보장치 등 편의사양이 빼곡이 들어가 있다.

중형차에 각종 편의사양을 넣고도 준중형차 수준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니 ‘신상’을 선호하는 소비자만 아니라면 구미가 당길 만하다.

르노삼성 내 같은 차급에서 SM6가 출시된 2016년 3월 이후 월 300~400대 수준에 머물던 SM5 판매실적은 지난해부터 서서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12월에는 1200대를 넘었다. 올해 들어서도 5월까지 매달 800~1000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 이같은 가격전략에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해 매년 자체생산 신차를 투입할 수 없는 르노삼성의 사정이 숨어있다.

2016년 잇달아 출시한 SM6와 QM6의 신차 효과가 점차 시들해지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새로운 차종을 내놓지 못하면서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실적은 하향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부터 르노 본사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소형 해치백 클리오는 차급이나 가격 측면에서 애초에 큰 볼륨을 기대할 수 있는 차종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각각 2010년과 2009년 이후 풀체인지(완전변경)가 없었던 노후 모델 SM5와 SM3의 적절한 활용방안을 찾아낸 것이다.

통상 6년 주기로 풀체인지가 이뤄지는 국내 자동차 업계 분위기에서 10년 가까이 풀체인지 없이 버티는 모델은 경쟁 신차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개발비를 회수해 가격을 더 낮출 여지가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3는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유일무이한 경차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앞으로 더 많은 고객들의 관심과 판매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