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줄고 물가는 오르고…갈수록 팍팍해지는 가계살림

최승근 기자

입력 2018.05.23 06:00  수정 2018.05.23 06:09

고용부진으로 소비 여력 줄면서 물가 체감도는 훨씬 커

신선‧가공식품, 외식 등 식탁물가 전반에 걸쳐 상승

신선식품, 가공식품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식탁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채소 등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올 들어 가공식품과 주요 농수산물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가계 살림살이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정부의 각종 일자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지속하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식탁물가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은 4.1%로 지난해 4월 대비 0.1% 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쳤다. 전월인 3월 실업률 4.5%로 17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다소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청년층 실업률(15~29세)은 10.7%로 작년 4월(11.2%)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고용 부진으로 가계 소비 여력이 줄어든 반면, 국제 유가와 주요 농산물, 가공식품 가격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고충은 각종 지표 수준 보다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1.6%로 지난해 4월과 비교해 0.3%포인트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1%대로 떨어진 지난해 10월 1.8% 이후 4월 물가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농산물 및 석유류 물가상승률은 3.1%로 전체 물가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신선식품은 4.7% 올라 지난해 9월 6%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올 초 한파와 폭설로 무와 감자 출하가 늦어지면서 무, 감자 가격이 각각 41.9%, 76.9% 급등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연초부터 잇따르고 있는 가공식품 물가 인상도 가계 살림을 팍팍하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소비자원이 가격정보 종합포털인 참가격에서 4월 다소비 가공식품 30개의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콜라(11.9%)와 즉석밥(8.1%)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인 지난 3월과 비교해서는 카레가 4.3%로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즉석밥, 밀가루, 시리얼, 라면, 국수 등 곡물가공품과 설탕, 간장, 참기름 등 조미료의 가격도 상승했다.

이와 함께 햄버거, 치킨, 피자, 죽, 설렁탕, 부대찌개, 김밥 등 주요 외식업체들도 최소 5%에서 최대 15%가량 가격을 인상하면서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외식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임차료, 식재료비 등 거의 모든 비용이 증가해 여전히 가격을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식탁물가가 계속해서 치솟으면서 정부가 감자, 무, 오징어 등 비축물량을 방출하며 물가안정을 꾀하고 있지만 먹거리 뿐만 아니라 생활전반에 걸쳐 가격 인상이 계속되면서 정부 당국이 물가 관리에 손을 놓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체 물가를 기준으로 물가 변동폭이 크지 않다는 정부의 입장에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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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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