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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갑질 경계령…“한 번 찍히면 끝”


입력 2018.05.18 06:00 수정 2018.05.18 06:09        최승근 기자

소비자 접점 많고 브랜드 인지도 높아…갑질 브랜드로 인식되면 회복 어려워

갑질 논란 등에 업고 가맹본부의 정상 관리조차도 갑질로 인식

최근 갑질 논란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로 부상하면서 유통가에서도 갑질 경계령이 내려졌다. 유통산업의 경우 다른 산업 보다 소비자 신뢰도가 해당 기업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다, 한 번 훼손된 이미지를 다시 회복하는데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든다는 점에서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탓이다. 특히 앞서 갑질 논란으로 몸살을 겪었던 유통기업들이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서 학습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갑질 논란에 이어 광고비 분담, 통행세 논란 등으로 구설에 올랐던 미스터피자는 실적 악화에 더해 가맹점 수도 감소하는 추세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815억2107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6년에 비해 16.0%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손실은 109억8829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23.4% 확대됐다.

2016년 말 346개였던 가맹점은 지난해 말 296개로 14.5% 줄었고, 점포 당 평균 매출액도 전년 대비 5% 가량 감소했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경우 가맹점 수가 늘어야 본사 이익이 커지는 구조인 만큼 가맹점 수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더욱 악화된 셈이다. 이에 MP그룹은 지난해 말 58억원 규모의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서울 서초구에 있는 본사 사옥도 170억원에 매각했다.

정우현 MP(미스터피자)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MP그룹 본사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표명하며 사과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정우현 MP(미스터피자)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MP그룹 본사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표명하며 사과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 여파로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액은 1조1573억3356만원, 영업이익은 11억5267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이 0.1% 그쳤다.

매출액은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외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은 제로인 상태다. 갑질 사건 영향으로 한 때 불매운동까지 벌어질 정도로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한 것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이외에 갑질 사건은 아니지만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등 오너의 잘못으로 해당 기업과 가맹점들이 부진을 겪고 있는 사례는 많다. 지난해의 경우 미스터피자,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등 일부 프랜차이즈의 갑질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가맹본부 귀책사유로 인해 가맹점들이 피해를 볼 경우 이를 배상하도록 하는 법안도 추진되고 있을 정도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피자 알볼로, 호식이 두 마리 치킨, 탐앤탐스 등 유명 프랜차이즈 오너들이 상표권을 법인 소유가 아닌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다시금 갑질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유통기업들의 경우 다른 기업에 비해 소비자 인지도가 높고 신뢰도가 매출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갑질 기업으로 한 번 인식이 되면 이전 수준으로 이미지를 되돌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며 “한 번 찍히면 끝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갑질 논란을 예방하기 위해 가맹점주들과 주기적으로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당연한 가맹본부의 관리조차도 가맹점에 대한 간섭이나 갑질로 치부해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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