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의 시선은 따뜻하다…색다른 경찰 드라마 '라이브'

부수정 기자

입력 2018.04.14 08:00  수정 2018.04.14 09:32

사건보다 사람에 주목

작품성 호평·시청률 '쑥쑥'

tvN 드라마 '라이브'는 경찰 지구대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중심으로, 일상의 소중한 가치와 소소한 정의를 지켜가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의 애환과 상처를 다룬다.ⓒtvN

사건보다 사람에 주목
작품성 호평·시청률 '쑥쑥'


노희경 작가는 달랐다. 사건과 사고에만 치중했던 거친 형사물은 노희경이라는 사람을 만나 때론 따뜻하게, 때론 뭉클하게 변했다. tvN 드라마 '라이브' 이야기다.

'라이브'는 경찰 지구대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중심으로, 일상의 소중한 가치와 소소한 정의를 지켜가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의 애환과 상처를 다룬다. '디어 마이 프렌즈',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인간애에 관한 따뜻한 시선을 담은 작품을 집필해온 노 작가와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연출했던 김규태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4.2%로 출발한 드라마는 10회에서 평균 6.1%, 최고 7%(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최고 시청률을 나타냈다.

그간 우리가 봐왔던 형사물은 미제 사건이나 연쇄살인사건을 쫓는 이야기를 다뤘다. 화려한 액션과 선정적이고 잔인한 액션이 자주 등장했다. 강력 사건을 해결할 만한 스타도 나온다. '라이브'엔 이게 없다. '사건'보다 '사람' 중심이다.

세상에 상처,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노 작가는 이 부분에 주목하며 인물들을 그려냈다. '라이브' 속 모든 인물은 저마다의 사연과 상처가 있다. 이들은 완벽하지 않고, 부족하다. 그래서 더 현실 같고 정감 간다.

tvN 드라마 '라이브'는 경찰 지구대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중심으로, 일상의 소중한 가치와 소소한 정의를 지켜가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의 애환과 상처를 다룬다.ⓒtvN

지구대 순경 한정오(정유미)는 남성우월주의 세상을 향해 싸우는 독종 여순경이다. 미혼모이자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엄마 밑에서 자랐다. 돈 달라는 엄마가 밉다. 하지만 어쩌랴. 하나뿐인, 애틋한 엄마인데. 정오는 엄마를 따뜻하게 보듬는다. 정오는 똑부러지 성격과 당찬 성격으로 동기들 중에서 '에이스'로 평가받는다.

정오의 동기인 염상수(이광수)는 제대 후 사회 비주류로 살아오다 공무원을 통해 주류로 살아남겠다는 투지와 오기로 경찰이 됐다. 하지만 맡는 사건마다 불운의 아이콘이 되며 바로 위 사수 오양촌(배성우)과 사사건건 부딪친다. 상수는 또 동기 정오를 짝사랑한다. 훈남 최명호 경장(신동욱)이 라이벌인데도 기죽지 않고 말이다.

레전드 경찰로 불리지만 남편과 아빠로서는 좋지 못한 평가를 받는 오양촌(배성우), 그런 남편에게 지쳐 자신의 삶을 찾으려는 안장미(배종옥)의 모습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장미는 자신이 가장 힘들었을 때 양촌이 없었다며 이혼을 요구하지만, 양촌은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경고 사격도 없었느냐"고 소리치지만 장미의 마음을 돌리기엔 이미 늦었다.

양촌의 아버지는 병원에서 아내를 돌보고 있다. 소싯적에 가정폭력도 일삼았지만 지금은 힘이 없어 성실하게 살고 있다. 눈물을 흘리며 아픈 아내의 인공호흡기를 떼기도 하는, 안쓰러운 인물이다.

지구대 식구들의 이야기도 하나하나 공감 간다. 자상하고, 직설적이고 합리적인 기한솔(성동일), 장미를 짝사랑하는 은경모(장현성), 정년을 앞둔 이삼보(이얼), 상수·정오의 동기 송혜리(이주영), 가족을 지키기 위해 경찰이 된 강남일(이시언), 사명감 강한 최명호(신동욱) 등은 각자의 사연을 지니고 있다. 그것도 '짠내'나는 사연이다.

tvN 드라마 '라이브'는 경찰 지구대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중심으로, 일상의 소중한 가치와 소소한 정의를 지켜가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의 애환과 상처를 다룬다.ⓒtvN

노 작가는 지구대 식구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전작 '디어 마치 프렌즈'에서도 그랬듯, 인간에 대한 노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인다. 절망적이 상황에서 길어올리는 희망의 메시지도 노 작가의 전매 특허다.

배우들의 연기엔 엄지가 올라간다. '오양촌 씨' 배성우의 연기는 반짝반짝 빛난다. 다혈질에다 일에만 미쳐 있는 것 같지만 이상하게 끌린다. '정의'를 위해 맞서고 어떻게 해서든 범인을 잡겠다는 사명감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묘하게 매력적이다. 이혼해서도 장미가 오양촌을 좋아하는 이유다.

양촌의 아버지로 분한 이순재는 보기만 해도 짠하다. 걸음걸이, 눈빛 하나만으로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아내의 인공호흡기를 떼는 장면에선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경찰의 삶과 인물들의 사연에 주목한 부분에 시청자들도 호응했다. "현실감 때문에 먹먹해진다", "보는 내내 웃고 울고, 한 장면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집중하게 된다", "노희경 작가의 시선은 항상 따뜻하다", "마음이 아팠다가도 치유된다" 등 긍정적인 시청평이 이어진다.

노 작가는 "'라이브'는 대다수의 국민과 다르지 않고 최전방에서 스스로를 '총알받이'라고 하는 지구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현장감 있게 다룬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누구나 직업적 윤리의식과 개인적인 욕망 사이에서 고민하며 살아갈 것이"이라며 "다만 '경찰'이라는 직업은 그 괴리감이 가장 큰 직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 괴리감에서 나오는 디테일한 감정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펼쳐질 사건은 더 빠르고, 강력해진다"며 "메시지는 더 분명해지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여러 갈등과 관계들도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