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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강해졌고, 페더러는 여전했다


입력 2018.03.16 13:16 수정 2018.03.16 13:1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호주 오픈 이후 페더러와 두 달 만에 재대결

1세트 듀스 접전 펼치는 등 성장한 모습

정현이 페더러를 상대로 분전했지만 아쉽게 패했다. ⓒ 게티이미지 정현이 페더러를 상대로 분전했지만 아쉽게 패했다. ⓒ 게티이미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1위·스위스)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6위·한국체대)은 16일 오전 11시(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총상금 797만2535 달러) 단식 준준결승에서 페더러에게 0-2(5-7 1-6)로 졌다.

이날 정현은 2달 전 열린 호주 오픈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앞서 정현은 지난 1월 호주오픈 4강에서 페더러를 만났지만 2세트 도중 발바닥 물집에 따른 통증으로 기권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페더러와의 명승부를 예고했다.

실제 정현은 1세트부터 페더러와 듀스 접전을 펼치는 등 두 달 전보다 더 강해진 모습으로 페더러를 압박했다.

경기 초반 페더러의 강서브에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0-3으로 끌려간 정현이지만 끈질긴 모습과 역시 강서브로 맞서며 3-3으로 따라붙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후에는 페러더가 앞서가면 정현이 곧바로 따라 붙는 두 선수의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페더러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지는 못했지만 정현 역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따내며 5-5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막판 집중력이 돋보인 페더라가 자신의 강서브를 코트로 꽂아 내리면서 1세트는 아쉽게 정현이 5-7로 패했다.

정현. ⓒ 게티이미지 정현. ⓒ 게티이미지

2세트는 페더러의 독무대였다.

그는 2세트 첫 번째 게임에서 수차례 브레이크 위기에 몰렸지만 정현의 실수를 이끌어내며 게임을 따냈다. 이후 3-0까지 앞서간 페더러는 정현에게 한 게임만 내주고 6-1로 2세트를 손쉽게 따냈다.

정현으로서는 2세트 첫 게임에서 실수로 게임을 넘겨 준 장면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정현으로서도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특히 정현은 올해 출전한 5개 대회에서 모두 8강 이상의 성적을 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 달 사이 세계랭킹은 58위에서 26위까지 뛰어 올랐다.

비록 패했지만 페더러를 상대로 펼친 정현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페더러가 아직은 더 강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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