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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현실로” 봅슬레이가 이룬 기적


입력 2018.02.25 13:04 수정 2018.02.25 13:4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원윤종이 이끄는 봅슬레이 4인승서 은메달

스켈레톤 윤성빈과 함께 썰매서 금1은1

은메달 쾌거를 달성한 봅슬레이 4인승팀.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은메달 쾌거를 달성한 봅슬레이 4인승팀.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상상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파일럿 원윤종은 은메달을 확정지은 뒤 울먹이는 목소리로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던졌다.
기적은 봅슬레이에서도 일어났다.

한국 남자 봅슬레이 4인승팀인 ‘팀 원’(원윤종, 김동현, 전정린, 서영우)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역사상 최초로 봅슬레이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상상이 현실로’ 한국 썰매 ‘기적의 금1은1’
‘팀 원’은 25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4인승 경기에서 1∼4차 시기 합계 3분16초38로 29개 팀 가운데 공동 2위에 올랐다.

금메달은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가 파일럿으로 이끄는 독일 팀(3분15초85)에 돌아갔고, ‘팀 원’과 100분의 1초까지 같았던 독일의 니코 발터팀이 공동 은메달을 받게 됐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와 같은 썰매 종목은 독일을 비롯한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중부 유럽과 미국이 초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다.

봅슬레이 4인승의 경우 이들 4개국을 제외하면 캐나다(1964년)와 이탈리아(1968년)만이 이변을 일으켰고, 지난 소치 올림픽서 사상 첫 금메달을 딴 러시아는 도핑 적발로 인해 금메달이 박탈된 경우다.

은, 동메달도 마찬가지다. 1992년 대회 이후 프랑스와 영국, 라트비아, 러시아, 캐나다가 한 차례씩만 이름을 올렸고 나머지는 빅4의 잔치로 도배된 종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 첫 메달을 딴 ‘팀 원’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다.

원윤종은 레이스 후 은메달 확정 소식을 접한 뒤 감격에 빠져들었다. 그는 “경기를 뛴 선수들뿐만 아니라 고생한 분들이 너무 많다. 감독님을 비롯해 코치님, 전담팀원, 연맹, 후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한 팀이 돼서 이뤄냈다”며 “믿기지 않는다. 상상 속에서 생각하던 게 결과로 이뤄져서 꿈만 같다”고 강조했다.

봅슬레이 4인승 메달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봅슬레이 4인승 메달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사실 봅슬레이는 4인승보다 2인승 팀(원윤종-서영우)의 메달 가능성이 더 높았던 종목이다. 이로 인해 대회 전부터 2인승 훈련에 더욱 무게를 뒀고, 4인승팀은 이번 시즌 월드컵을 다 치르지도 못해 랭킹이 50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태극기의 문양이 ‘건곤감리’도 이들의 멘탈에 큰 영향을 미쳤다. 4인승 대표팀이 썰매에 오르면 파일럿 원윤종(건)부터 브레이크맨 서영우(곤), 푸시맨 전정린(감), 김동현(리)의 헬멧에는 건곤감리의 태극기 모양이 완성된다. 그만큼 국가대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되는 부분이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썰매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개척자로 불리기에 마땅하다. 실제로 이들은 훈련장이 없어 바퀴 달린 썰매를 타고 아스팔트 위에서 훈련을 했고, 해외 전지훈련에서는 비용 문제로 썰매를 가져가지 못해 외국 선수들한테 장비를 빌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은메달 획득으로 한국 썰매는 금메달을 딴 윤성빈과 함께 차기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노릴 수 있는 종목으로 급부상했다. 이들의 노력이 값진 결실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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