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항한 셀트리온, 차기 먹거리는?…후발 신약개발 박차

손현진 기자

입력 2018.02.06 16:29  수정 2018.02.06 16:30

셀트리온, 2017년 램시마·트룩시마 사업 호조…"역대 최대 실적"

올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 높여갈 듯…파이프라인 확대 '자신감'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셀트리온이 올해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DB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셀트리온이 올해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주력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시장점유율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후발 바이오신약 개발에도 매진해 지속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19일 셀트리온은 2017년 별도재무제표 기준 연간 매출액이 8289억원, 영업이익이 5173억원으로 전년 대비 43.5%, 104.7% 성장해 2002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62.4%에 달한다.

셀트리온 측은 "자가면역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지속적으로 유럽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고, 지난해 2월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얻은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출시된 램시마는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오리지널약 '레미케이드' 시장점유율의 40%를 대체했을 정도로 안착했고, 트룩시마는 지난해 2월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은 뒤 출시 약 3개월 만에 영국과 네덜란드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했다. 트룩시마의 이같은 시장점유율 상승세는 램시마보다도 3~4배 빠르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램시마, 트룩시마에 이은 셀트리온의 세번째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도 지난해 12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고 빠르면 올해 상반기 중 유럽에서 상업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허쥬마는 유방암과 위암 등 치료에 쓰이는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 의약품은 로슈의 '허셉틴'이다.

허쥬마 론칭을 협의하기 위해 열린 글로벌 파트너사 초청행사. ⓒ셀트리온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종 승인 결정을 내릴 경우 셀트리온은 EU 28개국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이 속한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 등 유럽 31개국에서 허쥬마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도 발을 넓히고 있다. 램시마는 이미 지난해 판매를 시작했고,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올해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바이오시밀러도 FDA 승인을 받게 되면 미국 파트너사인 '테바'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판될 예정이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향후 트룩시마가 FDA의 승인을 받게 되면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고품질의 의료혜택을 미국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허가 승인과 출시까지 여러 절차가 남아있지만 허가 후 성공적으로 미국에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올해 셀트리온은 글로벌 판매에 돌입한 바이오시밀러들의 시장 영향력을 높여가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일부 증권 전문가들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확대하는 가운데 시장점유율 상승효과로 셀트리온의 내년 매출액은 1조원을 웃돌 것이라고도 내다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기존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해 줄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데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 종합 인플루엔자(독감) 항체 신약 'CT-P27'은 올해 신약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램시마의 투약 편의성을 높인 버전의 '램시마SC'는 글로벌 3상을 진행하고 있어 2019년 출시도 점쳐지고 있다.

이밖에도 대장암 표적치료제인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CT-P16'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항체와 약물을 결합한 ADC 기술이 적용된 유방암 치료제 'CT-P26', B형 간염 치료제 'CT-P24', 광견병치료제 'CT-P19'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신약 연구개발(R&D) 투자도 2013년 당시 1677억원에서 2016년 2640억원으로 약 1000억원 확대했다. 다만, 최근 이 연구개발비와 관련해 외국계 기업 도이치방크가 '비용이 아니라 (무형)자산으로 처리해 영업이익을 부풀렸다'고 주장하면서 '실적거품'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해 직접 연단에 오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셀트리온

이에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29일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작년 결산 결과가 공시되는대로 개발비 관련 회계에 대해 테마감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자산화된 연구개발비에는 회계법상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신약과 달리 상업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제품 성공 가능성이 확보된 시점부터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와 관련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와 별개로 셀트리온은 '글로벌 리딩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해 "셀트리온은 미래를 내다보고 착실히 준비해 온 끝에 지금의 성장을 일궜으며, 이 순간에도 성장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 10년 이상 진행될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추후 다양한 제품 개발 및 사업 확장으로 글로벌 리딩 바이오기업으로의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천 송도에 바이오의약품 1, 2공장을 보유한 셀트리온은 제 3공장을 송도가 아닌 해외에 짓기로 지난해 9월 주주총회에서 결정했다. 그는 "해외 유통 파트너사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라 제 3공장을 해외에 짓기로 한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올 상반기 안에 해외 공장부지 선정을 완료하겠다"고 전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