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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피플라운지] 박준경 풀무원식품 PM “비유탕면으로 프리미엄 라면 ‘세대교체’”


입력 2018.01.22 06:00 수정 2018.02.02 10:38        최승근 기자

‘라면은 튀긴 것’이라는 소비자 고정관념 깨기가 가장 어려워

‘건강하게 맛있는 라면’이 목표…2019년 연매출 1000억원 도전

국내 라면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유탕면 일색이었던 라면 시장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면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 전체 라면 시장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비유탕면 시장은 지난해 한 해 동안 30%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비유탕면은 유탕면에 비해 칼로리가 낮아 한 때는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층에서만 소비가 이뤄졌다. 라면 특유의 진하고 얼큰한 국물맛과는 거리가 멀다는 소비자들의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끈질긴 연구 끝에 ‘튀기지 않은 라면은 맛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깬 제품이 등장했다.

풀무원이 2016년 출시된 육개장칼국수(육칼)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국내 라면업계 최초로 일본식 라멘인 ‘생면식감 돈코츠라멘’ 등 잇따라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비유탕면 시장은 라면업계 내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비유탕면 시장을 새롭게 개척한 육칼부터 최근 일본식 라멘 제품까지 풀무원의 비유탕면 브랜드 ‘생면식감’을 이끌고 있는 박준경 풀무원식품 건면사업부 PM(Product Manager)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박준경 풀무원식품 건면사업부 PM.ⓒ데일리안 박준경 풀무원식품 건면사업부 PM.ⓒ데일리안

▲지난해 6월 ‘자연은 맛있다’에서 ‘생면식감’으로 브랜드를 리뉴얼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풀무원이 꼽는 성공비결과 장‧단기 목표가 있다면.

- 비유탕면에 대한 선입견을 바꾼 제품은 2016년 출시한 육개장칼국수다. 쫄깃한 면발과 대중들이 선호하는 진한 국물로 비유탕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당시 제품 출시 6개월 만에 2000만개를 판매하고 국내 봉지라면 매출 톱10 안에 진입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패키지 디자인과 마케팅 면에서도 풀무원 내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했다. 풀무원이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깬 점이 주효했다. 바른먹거리에 대한 제조원칙은 지키면서 제품 콘셉트나 패키지 디자인 등은 처음 시도하는 부분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식품 포장지에 사용하지 않는 황금색을 사용한 것이나 대형마트 판촉사원들에게 건강 보다는 맛을 우선적으로 강조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풀무원은 소비자들에게 바른 먹거리를 만드는 기업으로 인식돼 있다.
하지만 인스턴트 식품을 대표하는 라면을 두고 건강부터 강조해서는 맛에 대한 호기심이나 신뢰도가 낮아진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맛에 대한 충분한 설명 후에 ‘이렇게 맛있는 제품이 몸에도 좋다’는 식으로 판촉에 나선 것이다. 몸에 좋은 것이 맛이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기가 가장 힘들었다.
내년에는 생면식감 브랜드로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려고 한다. 지난해 매출이 4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2.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또 연내 컵라면 시장 진입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유탕면 일색이었던 라면 시장에서 비유탕면을 내놓게 된 계기가 있다면.

- 풀무원은 한국의 대표하는 바른먹거리 브랜드이다. 인스턴트 식품의 대표인 라면도 건강하고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점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드실 수 있는 바른 먹거리를 판매하는 풀무원으로서는 중요한 과제였다.
2009년 관련 설비를 도입하고 2011년 업계 최초로 비유탕면 제품을 선보였다. 당시에는 일본 라멘과 비슷한 생면 콘셉트의 제품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실패 끝에 2012년 현재와 같은 건면 형태로 출시된 꽃게짬뽕이 출시 두 달 만에 200만개를 판매하는 등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비유탕면’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다 보니 초기에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개발 단계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 비유탕면 특징상 면에 국물이 잘 배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람건조공법을 면에 적용했다. 이 방식은 특허출원까지 완료된 방법으로 고온의 바람에 면을 말려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을 내고 그 구멍으로 스프가 배어 면과 국물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하는 것이다. 또 면발 자체에 조미를 하는 점도 맛의 비결 중 하나다. 육칼의 경우 표고버섯 분말을 면에 반죽하고, 꽃게탕면은 꽃게 엑기스를 면에 첨가해 만드는 식이다.
기름으로 코팅이 된 유탕면에 비해 잘 부서진다는 단점도 있다. 초기에는 부서진 면발이 포장지를 뚫고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여백 공간이 없도록 포장지를 규격을 개선했고 면발 반죽 배합비를 조절해 좀 더 부드럽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라면은 튀긴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깨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2016년 7월 십수년 만에 TV 광고도 재개했다. 광고모델을 기용한 것도 처음이었다.
당시 만화가 김풍을 모델로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렸다는 콘셉트의 광고를 내보냈다. 초기에는 야매요리 이미지를 갖고 있는 김풍이 바른 먹거리 이미지의 풀무원과 맞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지적도 많았는데 ‘맛’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진출하는 식품기업이 많다. 생면식감 브랜드를 활용한 HMR 시장 진출이나 편의점과의 협업 계획이 있다면.

- 컵라면 시장 진출을 통해 HMR 시장으로도 발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육칼이 인기를 얻고부터 편의점이나 유통업체로부터 많은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컵라면 제품이 없어서 편의점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편의점 매대에서는 봉지면이 줄고 컵라면 비중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아직 컵라면 설비가 도입되지 않아 편의점 진출은 어렵지만 향후 컵라면 제품을 만들게 된다면 편의점 시장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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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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