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시장은 전국의 약 44만 가구에 달하는 신규 입주 물량탓에 지난해보다 더 뚜렷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전세시장은 전국의 약 44만 가구에 달하는 신규 입주 물량탓에 지난해보다 더 뚜렷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부 인기 지역은 대출 규제 및 시장 관망 등으로 전세에 머무르려는 수요가 많아져 일부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도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감정원이 지난 1일 발표한 '2017년 주택시장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전셋값 상승률은 0.63%로 전년도 상승률(1.32%)보다 절반 넘게 낮아졌다.
이같은 전셋값 상승률 둔화는 9월부터 이어져 왔다. 전월 대비 상승률이 ▲9월 0.06% ▲10월 0.06% ▲11월 0.05%로 점차 둔화했다. 그러다 12월에는 0.03% 하락하며, 지난 2012년 9월 상승 전환 이후 처음으로 상승흐름이 꺾였다.
한국감정원측은 "전체적으로는 신규주택 공급 증가로 수급불균형 해소됐다"면서 "특히 대규모 입주 물량이 나오면서 광주·세종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상승세가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역대급 입주 물량이 예고된 있어 전셋값 하향 안정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43만9611가구(부동산114 기준)인데 지난해 38만3820가구보다 14.5%(5만 5791가구)나 더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다. 올해보다 25.7% 늘어난 16만1992가구가 입주한다. 2만2743가구의 집들이를 하는 화성시를 비롯해 오산, 평택, 용인시 등에서 대규모 단지 아파트가 준공을 기다리고 있다.
지방 입주물량도 만만치 않다. 경남이 3만9815가구로 가장 많고 부산과 경북, 충남, 충북도 2만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준공 예정이다.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주택 공급이 활발했던 강원도는 올해 입주물량(5959가구)의 3배에 육박하는 1만6542가구가 입주 대기 중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화성, 김포, 시흥 등 수도권 외곽지역은 공급과잉으로 전셋값 약세가 예상된다"면서 "대구, 부산, 대전 등을 제외한 지방 광역시는 전셋값 하락이 예상되는데 특히 세종, 충청, 경상은 역전세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정부의 민간임대등록 활성화 조치로 종전보다 안정적인 임대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민간임대 등록시 연간 임대료 제한(5%)과 4~8년 임대 기간 보장 등으로 사실상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적용하는 셈이다.
다만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을 미루는 경향도 커지면서 전세 수급 불균형이 더 나빠지는 지역도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해 보다 국지적인 차별양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내년 입주 물량 과잉으로 전반적으로 전셋값 상승세는 올해보다 둔화되겠지만 지역별로 차별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재개발·재건축이 있는 서울, 정비사업이 예정된 부산 등은 전세수요가 발생해 소폭 상승하고, 그외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은 약세가 전망된다"고 전망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구와 서초구 등에는 주요 재건축 정비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어 이주 수요 등으로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는 꾸준히 있다"면서 "전세 대기 수요가 여전해 서울 지역 내에서는 전세 시장이 국지적으로 상이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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