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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김무열 "소심한 나, 연기할 때 가장 행복"


입력 2017.11.28 08:53 수정 2017.11.30 01:53        부수정 기자

영화 '기억의 밤'서 유석 역 맡아

"퍼즐 맞추는 재미 있는 작품"

배우 김무열은 영화 '기억의 밤'에 대해 "퍼즐을 맞춰나가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배우 김무열은 영화 '기억의 밤'에 대해 "퍼즐을 맞춰나가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영화 '기억의 밤'서 유석 역 맡아
"퍼즐 맞추는 재미 있는 작품"


"제가 소심하고 평범해서 인간 김무열이 보여줄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요. 근데 배우일 땐 달라요. 연기할 때는 인간 김무열과는 다른 모습을 선보이게 됩니다."

배우 김무열(35)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배우다. 지인들은 그를 보고 '사연이 있는 얼굴'이란다. 영화 '기억의 밤'에서 호흡한 장항준 감독은 김무열을 두고 '야누스적인 매력을 지닌 배우'라고 극찬했다.

29일 개봉할 '기억의 밤'에서는 이런 김무열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안경을 쓰고 미소지을 땐 한없이 착한 사람 같다가도, 담배를 피울 때는 거친 남성으로 변모한다.

'기억의 밤'은 납치된 뒤 19일 만에 기억을 잃고 돌아온 형 유석(김무열), 낯설게 변해버린 형을 둘러싼 숨겨진 진실을 찾으려는 동생 진석(강하늘)의 이야기를 담았다. '라이터를 켜라'(2002), 드라마 '싸인'(2011) 등을 만든 장항준 감독이 9년 만에 스크린에 내놓는 작품이다.

24일 서울 팔판동에서 만난 김무열은 "퍼즐을 맞춰나가는 재미가 있는 이야기에 끌려 출연했다"며 "향후 전개를 추리하면서 놀이기구 타는 듯한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에서 김무열은 감정의 진폭을 넘나들며 매끄러운 연기를 펼쳤다. 진석 역의 강하늘이 군 복무 중이라 배우로서는 홀로 홍보에 나서게 됐다.

영화 '기억의 밤'에 나온 김무열은 "연기하면서 갈증을 해소한다"고 했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영화 '기억의 밤'에 나온 김무열은 "연기하면서 갈증을 해소한다"고 했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그는 자신의 연기가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작품을 찍을 때마다 연기에 대해 만족하고 본 적이 없어요. 저 자신한테 가혹해서 단점과 부족한 점만 보여요. 주변에서 위로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자괴감도 들고. 배우라면 어쩔 수 없이 따라다니는 부담이에요. 상대 배우의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김무열은 대본에 없는 부분까지 고민하며 캐릭터를 연구했다. 유석의 생각과 고민을 노트에 끄적였고, 트라우마에 대해 찾아보기도 했다. 또 유석이가 맞닥뜨리는 상황마다 아이디어를 내며 다양한 설정을 넣었다. 무엇보다 작품을 관통하는 유석의 감정에 신경 썼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모범생 유석을 연기할 때란다. "양자 물리학, 수학 등을 설명해야 했는데 제가 이런 분야와는 거리가 멀어서...하하. 전날 대사를 완벽하게 외웠는데 막상 잘 안 됐어요. 무대를 경험한 배우들은 떨리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웃음)."

강하늘과는 2009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무대에 함께 오른 바 있다. 김무열은 "진석과 유성의 사이 좋은 형제 관계를 표현하려고 했다"며 "친한 사이라 애드리브로 촬영했다. 강하늘이 자연스럽게 던지는 애드리브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하늘은 '미담 제조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김무열은 "하늘이가 모든 스태프와 친하게 지낸다"며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강하늘을 보고 많이 배웠다. 강하늘은 바보처럼 착하고 순수하다"고 미소 지었다.

영화 '기억의 밤'에 나온 김무열은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영화 '기억의 밤'에 나온 김무열은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메가박스(주)플러스엠

그는 2002년 뮤지컬 '짱따'로 데뷔해 2007년 KBS 단막극 '드라마시티'로 대중에 얼굴을 알렸고, '쓰릴미', '김종욱 찾기' 등 유명 뮤지컬을 거쳐 영화 '작전'(2009), '최종병기 활'(2011), '은교'(2012), '연평해전'(2015), '대립군'(2017) 등에 출연했다.

자신을 평범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김무열은 연기할 때는 다른 사람이 된다고 했다. 연기 얘기는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는다고. "캐릭터를 이해하는 방식과 표현하는 능력을 끊임없이 고민해요. 연기는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건데 가장 중요한 건 '진심'이라고 생각해요. 연기하면서 어느 게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르겠지만 항상 캐릭터에 몰두하려고 합니다. 작품이 끝난 후에는 캐릭터에 금방 빠져나오는 편이고요."

'억울함이 있는 얼굴'이라는 평가에 대해선 "처음 데뷔할 때는 약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배우 윤승아와 부부인 그는 "나이를 먹으면서 운동, 여행 분야에 관심이 생긴다"며 "새로운 이야기도 나누게 된다"고 했다.

김무열은 이달 영화 개봉에 이어 내달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를 선보인다. 그는 "연달아 두 작품을 선보이게 돼 기대된다"고 웃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연기할 때란다. "10대는 철없고, 20대는 치열하게 내달렸어요. 잘하고 싶어서 저 자신을 몰아붙였죠. 30대 땐 여유가 생기면서 스스로 돌아보게 됐고요. 40대 즈음에는 저 자신에 집중하고 싶어요. 조금씩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건 하나, 몸이 힘들고 지쳐도 '현장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입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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