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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 1골-1도움, 주전 넘어 ‘에이스’를 향해


입력 2017.11.19 10:42 수정 2017.11.19 10:43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석현준과의 코리안 더비서 나란히 골 기록

국가대표 소집 피로도 전혀 볼 수 없어

권창훈.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권창훈.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거침없는 드리블과 놀라운 스피드, 정교한 크로스와 슈팅력까지. 권창훈(23·디종 FCO)이 팀 내 주전을 넘어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권창훈이 선발 출전한 디종 FCO는 19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스타드 가스통 제라르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랑스 리그앙 13라운드 트루아 AC와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디종은 승점 15를 기록하며 리그 12위로 올라섰고,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경기는 ‘코리안 더비’로도 관심을 끌었다. 권창훈은 디종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고, 트루아의 스트라이커에는 석현준이 자리했다. 맞대결에만 의미를 둔 것이 아닌 두 선수 모두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밤잠을 설친 국내 축구팬들에게 기억에 남을만한 코리안 더비를 선물했다.

먼저 득점포를 가동한 것은 석현준이었다. 석현준은 전반 18분 코너킥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지난 5일 스트라스부르전에 이은 2경기 연속골로 부활을 확실하게 알렸다.

그러나 석현준의 득점을 금세 잊게 할 만큼 권창훈의 활약이 더 대단했다. 권창훈은 지난 10일과 14일 국내에서 치러진 국가대표팀 경기를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온 선수라 믿을 수 없었다. 이틀간 훈련 뒤 나선 경기였던지라 시차 적응도 어려운 상태였지만 너무나도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권창훈은 전반 9분,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로 박스 안쪽으로 진입했고 드플라뉴와 부딪혀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기대케 했다. 아쉽게도 시뮬레이션 액션 판정을 받으며 옐로카드를 받아들였지만 그의 움직임은 초반부터 범상치 않았다. 전반 27분에는 기습적인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고, 예리한 패스와 크로스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공격의 중심 역할을 이어나갔다.

디종의 스트라이커 줄리우 타바레스가 전반 29분 동점골을 터뜨린 뒤 맞이한 후반전은 권창훈의 원맨쇼였다. 권창훈은 후반 1분, 우측면에서 볼을 잡은 뒤 골문을 향하는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이 문전 앞에 타바레스의 발을 거치며 골망이 출렁였다. 타바레스의 발을 거치지 않았다면 권창훈의 득점이 될 수도 있었던 예리한 크로스였다.

권창훈은 4분 뒤, 득점포를 가동했다. 상대 진영 우측 부근에서 볼을 잡아 빠르게 중앙으로 치고 나갔고, 과감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트루아 수비진은 권창훈의 스피드와 한 박자 빠른 슈팅을 막아서지 못했다. 그는 이후에도 풍부한 활동량과 예리한 킥을 자랑하면서 팀 승리에 앞장섰다.

권창훈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4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그중 2개가 골문을 위협했다. 수비벽에 막히지 않았다면, 유효 슈팅이 3개였을 정도로 그의 킥은 날카로웠다. 공격 진영에 위치한 선수 중 가장 많은 3번의 태클 성공은 그가 공수 양면에서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를 증명한다.

사실 권창훈의 유럽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2017년 1월 수원 삼성을 떠나 디종으로 이적했지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었고, 강등권 탈출에 사활을 건 시점이었기에 경기 출전이 힘겨웠다. 더욱이 부상까지 겹치면서, 정신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권창훈은 조급해하지 않았고, 올여름 프리시즌을 거치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 리그 11경기(선발 10)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타바레스와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타바레스에게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최다 득점은 물론 공격 포인트 작성자는 권창훈의 몫이었다.

권창훈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시차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임에도 선발 출전해 승리를 이끈 이날 경기가 대표적인 예다.

이제는 ‘에이스’ 자리를 넘본다. 권창훈은 박지성을 떠올리는 활동량과 ‘비운의 천재’ 고종수를 생각나게 만드는 킥과 센스를 자랑하면서 프랑스 리그앙에서 손꼽히는 측면 공격수를 꿈꾸고 있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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