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산삼, 장뇌삼, 홍삼, 인삼(1)

권기포 기자 (kgb8857@korea.com)

입력 2004.08.31 09:18  수정 2004.08.31 09:18

얼마 전 산삼을 훔쳐 먹고 구속된 사건이 화제 거리가 된 일이 있다. 그 만큼 산삼은 귀한 약재임을 말해주고 있다.

산삼(山蔘), 장뇌삼(長腦蔘), 홍삼(紅蔘), 인삼(人蔘)은 모두 분류학적으로는 같은 삼(蔘)이다. 자라는 환경이나 파종, 가공에 따라 다르게 부르는 말이다. 가장 널리 보급되어 있는 인삼은 설명이 필요치 않을 만큼 흔한 약재 중의 하나다. 하지만 장뇌삼, 홍삼 특히 산삼에 대해서는 들어보기만 하였지 먹어보는 것은 물론 본적도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생각된다.

과거 한방에서는 인삼과 산삼을 구별하지 않았다. 처방에서는 산삼을 인삼으로 사용하였다. 1500년대에 쓰여진 약재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본초강목>에 보면 삼국 시대부터 우리나라의 인삼이 최고 품질을 자랑하였고, 이를 수입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 후 인삼이 부족하여 고려 시대쯤부터는 재배를 시도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고려 시대 이전에는 산삼과 인삼을 따로 구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 시기 이후부터 일반인들이 인삼과 산삼을 달리 생각하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재배 기술이 발달되지 않았고, 모든 약초를 야생으로 자라는 것을 채취하여 사용하는 시기였으므로 인삼과 산삼을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4가지 삼을 구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산삼(山蔘)은 삼의 열매가 떨어지거나, 동물의 배설물 등을 통해 옮겨져 자연적으로 자란 삼을 말한다. 재배삼처럼 급격히 자란 것이 아니라 자연 상태로 아주 천천히 자란 것이니 재배삼(인삼)보다 조직이 치밀하여 보존 시간이 길고, 효능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농축된 것이라 약성이 훨씬 강해서 복용 시에는 인삼보다는 적게 복용해야 한다.

산삼은 가을에 채취한 것이 가장 약효가 뛰어나다고 본다. 겨울을 나기 위해 모든 기운과 양분이 뿌리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산삼의 복용은 껍질에 약효가 많이 들어 있으므로 껍질 채 날것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장뇌삼(長腦蔘)은 사람이 산삼의 씨앗을 채취하여 산 속에 심어 키운 삼을 말하다. 실제로 이렇게 하여도 싹이 나오지 않거나 설사 나왔다 하더라도 오래 살지 못하고 뿌리가 썩는 경우가 많아서 이 역시 귀한 약재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인가 가까운 곳에서 생육 상태를 비슷하게 만들어 재배하는 경우도 많다. 산삼 전문가가 아니면 산삼과 구별이 안될 만큼 비슷하다. 약성 면에서 자연산 삼(山蔘)과 거의 비슷하다고 하지만 좀 약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홍삼(紅蔘)은 오랫동안 보관하거나 약성에 변화를 주기 위해 수삼을 쪄서 말린 붉은 삼을 말한다. 이러한 방법은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홍삼은 수삼을 수증기를 이용하여 일정한 온도와 시간 동안 쪄서 건조시킨 것이다.

이렇게 만든 홍삼은 과학적으로 인삼과는 다소 다른 효능이 있다고 보고 되고 있다. 이는 열과 수증기에 의해서 인삼 성분간 화학적인 반응으로 인하여 다른 유효한 성분이 생성되어 약효가 달라졌다고 밝혀지고 있다. 또한 삶았을 때 함유된 성분이 더 잘 우러나온다.

한방에서는 뚜렷하게 구분을 하지 않지만, 홍삼은 인삼보다 약성이 부드럽고 우수하다고 본다. 따라서 홍삼은 인삼의 날카로운 성질을 부드럽게 하면서 허(虛)를 보(補)하는 성질을 훨씬 강화시킨 것이다.

인삼(人蔘)은 현재 가장 많이 알려지고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밭에서 재배한 것을 채취한 상태나, 껍질을 벗겨서 건조시킨 상태의 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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