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가이자 최고급 레지던스로 알려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계약률이 베일에 싸인 가운데 최근 계약자에게 각종 혜택을 지원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계약 실적이 저조해 각종 혜택을 지원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25일 롯데물산에 따르면 지난 2월 9일 서울시로부터 준공 승인을 받고 분양을 진행중인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이달 계약자에게는 객실 관리 및 정비 등의 호텔식 '하우스키핑(housekeeping)' 서비스를 기존 6개월에서 24개월로 늘리고, 입주 후 12개월간 공용관리비도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처럼 최근 혜택 지원을 늘린 것은 국내 최고가 상품으로 선뜻 계약을 나서는 이가 없는 가운데, 최근 중국과의 관계 경색으로 주요 수요층인 중국 자산가의 투자 위축이 이어졌다. 여기에 조기대선과 경기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국내 고액 자산가의 투자 유치도 어려워지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롯데월드타워 내 지상 42층~71층에 전용면적 133㎡~829㎡, 총 223실로 구성된다. 최고급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거용 시설이다. 분양가는 3.3㎡당 7500만~8000만원으로 ▲60평형대 40억원 중반 ▲110평형대 95억원 ▲펜트하우스인 200~300평형대 7실은 200억~300억원대다.
현재 입주로 인한 가동이 들어가지 않은 만큼 실제 공용관리비는 산출하기 어렵지만,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등 고급 주상복합과 비교해 대략 3.3㎡당 2만원 안팎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00평의 경우 한 달 공용관리비는 200만원, 1년간 2400만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레지던스 상층부에 위치한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에서 제공하는 하우스키핑 서비스를 비용으로 산출하면 대략 한 달에 100~120만원 안팎, 2년간 2400~2800만원이 추가로 발생한다. 공용관리비와 하우스키핑 서비스를 합해 최소 5000만원 이상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다만 향후 레지던스에 거주하게 되면 외부에서 청소 인력을 부를 수 없도록 했다. 청소나 세탁 서비스 등은 모두 롯데호텔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만큼 향후 무상 지원 기간이 끝나면 이 같은 비용이 고스란히 입주민 부담이다. 매달 지출비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내부 야간 전경.ⓒ롯데물산
자산관리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레지던스 상품은 워낙 고가이다 보니 사실상 경기와 상관없이 한 번에 팔릴 상품은 아닐 것"이라면서 "입지 및 주변여건 등이 최상위층이 찾는 요건에는 부합되지 않는 측면이 있지만, 최고급 내부 마감재에 초고층 희소성 등의 프리미엄으로 슈퍼리치 등이 자신의 지위를 나타내는 요소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분양대행사 측은 주 타켓층을 국내와 고액자산가나 법인 등으로 정하고, 개별 접촉을 통해 계약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들이 내부 마감재와 조망 등을 직접 둘러볼 수 있게 시그니엘 레지던스 건물내에 70평형~100평형 등 총 5개 '목업' 세대(mock-up·일종의 견본주택 유닛)를 꾸며놨다.
이곳에서 직접 거실과 침실, 주방, 욕실 등과 더불어 시그니엘 레지던스에서 누리는 조망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아울러 프라임 오피스(사무실) 층인 20층에는 시그니엘 레지던스 관련 영상 및 브리핑을 받을 수 있는 쇼룸도 마련해 놨다.
롯데물산측 관계자는 "현재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방문 및 실물 투어는 철저한 사전 예약제로 이뤄지고 있고, 예약 대기 고객으로 인해 예약 후 관람까지 3주 정도가 소요될 정도"라면서 "현재까지 성사된 계약건수는 고객 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대외비"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층별 구성도.ⓒ롯데물산
판매 전략은 국내 수요층 70%, 해외 30% 소진을 목표를 잡고 있다. 국내의 경우 개인자산가와 법인 비율을 5:5 정도로 잡았고, 해외의 경우 대만, 홍콩, 러시아, 미국 등 다양한 국가를 타겟으로 정했다. 도우씨엔디, ERA, 지우알엔씨 등 총 3개 분양대행사가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
아울러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이미 준공승인 난 건물로 후분양인 만큼 최초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내고 한달 뒤 중도금 10%, 이후 6개월 뒤 잔금 80%를 내야 입주가 가능하다. 고액자산가가 주 타겟층인 만큼 국민, 우리, 신한 등 시중은행이 담보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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