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출금해제'…해외 현장경영 재시동

박영국 기자

입력 2017.04.20 09:23  수정 2017.04.20 10:27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문 인수, 중국 사드보복 등 현안 챙길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자료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출국금지에서 풀려났다. 최 회장은 지난 5개월 동안 멈췄던 글로벌 행보를 재개하며 도시바 인수전 등 그룹 현안 챙기기에 나설 예정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18일 최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최 회장은 검찰 수사대상에 올라 지난해 12월부터 출국 금지됐으나, 지난 17일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다음날 바로 출국금지가 풀린 것이다.

이로써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20~23일 중동 방문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해외 일정을 곧바로 재개한다.

우선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들과 계열사별 해외 현안을 점검한 뒤 우선순위를 정리해 해외 방문 스케줄을 짤 예정이다.

첫 방문지는 일본이 될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문 인수전이 그룹 최대 현안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시바 메모리사업 인수를 적극 추진 중이다. 은행과 펀드 등으로 구성된 일본 재무적투자자(FI)들과 손잡으면서 일본 정부의 기술과 인력 유출 우려를 상쇄시키려고 한 것도 이러한 인수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인수전에는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도 뛰어들었다. 특히 폭스콘은 예비 입찰에서 3조엔(약 31조원)을 써내는 등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지금 진행되는 도시바 입찰은 바인딩(binding, 법적 구속력이 있는) 입찰이 아니라 금액에 큰 의미가 없다”며 “바인딩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도시바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수십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매물인 만큼 그룹 총수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금액 결정 뿐 아니라 매각자 측에 인수 이후 사업 비전을 보여주는 등 설득 작업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은 이르면 다음 주 중에 일본으로 건너가 인수전 상황을 점검하고 도시바 경영진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일본계 재무적 투자자(FI)를 추가로 끌어들여 다국적 연합군을 구성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해외 인맥을 총동원해 도시바 인수 파트너를 구하는 작업에 전면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SK그룹 계열사들이 중국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것도 최 회장이 챙겨야 할 현안이다.

SK이노베이션의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지난 1월부터 가동을 중단했고,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보유한 중국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최 회장은 내달 하순 중국에서 열리는 상하이포럼에 참석할 계획이다. 상하이포럼은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이 주최하는 국제학술회의로, 최 회장의 중국 인맥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 이전에 중국을 방문해 정·관계 인사들을 만날 가능성도 크다. 최 회장은 중국 서부 최대 도시인 충칭에서 글로벌 경제고문 역할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9월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와 황치판 충칭시장을 이틀간 2~3차례씩 만나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 사업현장에 머물며 굵직한 해외사업들에서 성과를 거두겠다고 공언할 만큼 글로벌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면서 “해외 방문의 걸림돌이 제거된 만큼 앞으로 활발한 글로벌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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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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