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실패? 써보지도 못한 196억 듀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7.03.07 08:19  수정 2017.03.07 09:25

국내 최고 몸값 자랑하는 박석민과 최형우

컨디션 난조로 인해 대타 카드로도 활용 못 돼

WBC 한국-이스라엘전에 교체로도 출전 못한 최형우와 박석민. ⓒ 연합뉴스

한국 야구가 ‘야구 변방’ 이스라엘에 충격패를 당하며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몰렸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 1라운드 A조 첫 경기서 이스라엘에 연장 접전 끝에 1-2 패했다.

한국은 2회, 선발 장원준이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연속 출루를 허용, 1사 만루 상황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5회 허경민의 볼넷과 김재호의 사구로 기회를 잡은 대표팀은 이용규가 번트 실패로 물러났지만 후속 타자 서건창이 초구를 공략해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이후 경기는 소강 상태에 이르렀고, 10회 등판한 임창용이 1실점하며 패배 위기에 몰렸다. 곧바로 이어진 10회말 공격서 상위타선이 나서 반격이 기대됐지만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무기력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패전의 충격도 크지만 더욱 의아한 점은 ‘196억 듀오’ 최형우와 박석민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날 한국 타선은 10회까지 7개와 안타와 6개의 사사구를 얻어냈지만 득점은 고작 1점이었다. 출루의 대부분은 산발적으로 이뤄졌고, 어렵게 만든 찬스에서는 타자들의 집중력이 돋보이지 않았다. 필요할 때 한 방이 터지지 않으며 어려운 경기를 자초한 셈이 됐다.

김인식 감독은 최형우와 박석민 카드를 왜 끝까지 꺼내들지 않았을까.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기회가 왔을 때 대타를 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민병헌(최형우 대신 선발)이 수비도 좋고 공격도 좋아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해낼 줄 알았는데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지만 이는 최형우와 박석민의 컨디션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최형우는 김태균, 이대호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했지만 평가전을 마칠 때까지 끝내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다. 지난 2일 상무전까지 6경기서 19타수 무안타에 그친 최형우는 4일 경찰청전에서 2안타를 뽑아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박석민의 경우는 몸이 좋지 않다. 박석민은 평가전을 치르며 팔꿈치 통증 증상이 나타났고, 결국 허경민이 3루 주전 자리를 꿰찼다.

최형우는 지난해 KIA로 이적하며 4년간 100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고, 박석민도 2015시즌이 끝난 뒤 96억 원의 사나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NC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은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던 시절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한 특급 기량을 선보였던 선수들이다.

196억 원의 몸값을 제대로 했다면 당당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제몫을 해주지 않았을까. 야구에 가정은 없고, 모습조차 드러내지 못한 이들에 대한 실망이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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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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