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4이언스’ 아스날…아름다운 축구의 몰락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7.02.16 07:21  수정 2017.02.16 07:37

2차전서 4점 열세 극복 못하면 7년 연속 16강

답답하리 만큼 고집스러운 벵거의 축구 철학

1-5 대패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아스날 벵거 감독. ⓒ 게티이미지

뮌헨 원정에서 대패한 아스날에 ‘16강 탈락 징크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아스날은 16일(한국시각) 풋볼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16강 원정 1차전서 1-5 대패했다.

4골 차로 벌어진 아스날은 다가올 홈 2차전에서 4-0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만 8강에 오를 수 있는 부담에 놓이게 됐다.

전반 중반까지는 아스날의 선전이 이어졌다. 아스날은 전반 11분 아르연 로번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30분 알렉시스 산체스가 페널티킥 실축 이후 곧바로 만회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으로 전반을 마친 아스날에 후반전은 그야말로 악몽과 다름없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8분, 필립 람의 크로스를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헤딩슛으로 골을 만들어냈고, 이후 티아고 알칸트라가 순식간에 2골을 만들어내며 3점 차로 앞서나갔다. 여기에 경기 종료 직전에는 그동안 부진하는 토마스 뮐러까지 골을 더하며 5-1 대승을 완성했다.

아스날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뮌헨 공포에 시달릴 지경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5년간 무려 네 차례나 홈&어웨이 맞대결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패자는 언제나 아스날이었다.

아스날은 2012-13시즌 16강에서 뮌헨을 만나 원정 1차전서 1-3으로 패한 뒤 홈 2차전서 2-0 승리를 거뒀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8강 티켓은 뮌헨에 주어졌다. 이듬해에도 또 뮌헨을 만난 아스날은 1~2차전 합계 1-3(1무 1패)으로 패퇴했다.

2014-15시즌 뮌헨과 마주치지 않았던 아스날은 지난 시즌 조별 리그에서 다시 뮌헨을 만난다. 홈에서 2-0 승리로 기세를 올렸던 아스날은 원정서 1-5라는 믿기지 않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점수는 아스날의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다 실점 패배이기도 했다. 그리고 한 시즌 만에 악몽이 재연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만약 아스날이 홈 2차전에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탈락한다면, 무려 7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의 오명을 쓰게 된다. 실제로 아스날은 2010-1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6회 연속 8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아스날 vs 바이에른 뮌헨 최근 맞대결. ⓒ 데일리안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무엇보다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압박 축구’는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가 아니다. 따라서 시대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한 아스날식 ‘아름다운 축구’는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벵거 감독은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후방에서의 빌드업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부터 시작되는 창조적인 플레이에만 목을 매고 있다. 하지만 플레이메이커가 압박을 견디지 못할 경우 팀 전체 경기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게 아스날의 현주소다. 실제로 최근 아스날의 부진 중심에는 경기를 풀어 가야할 메수트 외질의 들쭉날쭉한 경기력이 주된 요인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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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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