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맨시티’ 맨체스터 더비 키워드는 ‘복수’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입력 2016.09.10 15:40  수정 2016.09.10 15:41
이번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의 개막이 임박했다. ⓒ 게티이미지

감독계 양대 산맥, 프리미어리그 무대서 첫 맞대결
옛 스승 겨누는 이브라히모비치와 데 브루잉


세기의 맞대결로 꼽히는 이번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의 개막이 임박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10일(한국시각)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2016-17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3라운드를 치른 올 시즌 맨유와 맨시티는 사이좋게 3연승 행진을 기록하며 첼시와 함께 일찌감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대적인 보강을 마친 두 팀은 주제 무리뉴와 주젭 과르디올라를 데려오며 새롭게 팀을 꾸렸다. 화끈한 씀씀이로 완전히 탈바꿈된 양 팀에 대한 기대치도 당연지사다.

무엇보다 선수단, 감독들의 날카로운 신경전 탓에 양 팀을 둘러싼 ‘스토리 텔링’이 여러모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경기 맞대결은 ‘복수’로 요약될 수 있다.

▲ 복수1: 무리뉴와 과르디올라, 또 한 번 마주하다

앙숙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시즌 첫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 게티이미지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감독계 양대 산맥이다. 그러나 달라도 너무 다르다. 무리뉴는 효율적인 실용 축구를 과르디올라는 높은 점유율을 토대로 일명 ‘티키타카’ 전술을 메인 포맷으로 내세웠다.

두 감독 모두 바르셀로나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과르디올라가 친바르셀로나였던 것과 달리 무리뉴는 줄곧 안티 바르셀로나에 가까웠다. 그리고 두 감독이 이번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시즌 첫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무리뉴와 과르디올라의 악연은 2009-10시즌부터 시작됐다. 당시 무리뉴는 인터밀란을 이끌고 트레블을 달성했고, 이 과정에서 전 시즌 트레블 구단 바르셀로나와 4강전에서 만났다.

1차전 3-1 승리, 2차전 0-1로 패하며 무리뉴의 인테르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이 과정에서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언성을 높이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무리뉴의 극단적인 수비 전술 탓에 일명 ‘안티 풋볼’이라는 논란도 이 때 본격적으로 점화됐다.

곧바로 무리뉴가 2010년 여름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두 감독의 신경전은 절정에 이르렀다. 평소에도 서로 으르렁거렸던 레알과 바르셀로나는 무리뉴와 과르디올라가 맞대결을 펼치면서 더욱 사나워졌고, 경기만 했다 하면 치열한 전개가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무리뉴가 2013년 여름 첼시로 떠나면서 두 감독의 맞대결 횟수 역시 줄어들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13 UEFA 슈퍼컵이었다. 공교롭게도 무리뉴는 첼시 소속으로 그리고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맞대결을 펼쳤고, 승부차기 끝에 과르디올라의 바이에른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3년의 세월이 흐른 올 시즌 두 감독은 라 리가가 아닌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재회를 앞두고 있다.

▲ 복수2: 이브라히모비치 VS 과르디올라

지난 2009년 여름 이브라히모비치는 인터밀란을 떠나 바르셀로나에 입성했다. 당시 무리뉴가 이브라히모비치를 가리켜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지만 유럽 정상 등극을 원했던 이브라히모비치는 바르셀로나로 곧바로 이적했다.

초반만 해도 좋았다. 전방에서 키핑 능력이 좋은 이브라히모비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바르셀로나의 두 시즌 연속 트레블 달성도 현실화되는 듯싶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과 이브라히모비치가 불화설을 일으켰다.

당시 과르디올라 감독은 오른쪽 윙 포워드였던 메시를 중앙에 이동시키고자 했고, 이 과정에서 이브라히모비치와 마찰을 일으켰다. 감독과의 대화를 원했던 이브라히모비치의 바람과는 달리 과르디올라 감독은 냉정했다. 이후 이브라히모비치는 과르디올라 감독을 위선자라고 맹비난했고, 결국 한 시즌 만에 AC 밀란으로 이적하며 바르셀로나에서의 생활을 끝냈다. 과르디올라 감독과의 불화 탓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이브라히모비치는 다시 한 번 과르디올라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밀란 시절에는 모두 완패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자신감이다. 무리뉴 감독과 손을 잡은 이브라히모비치가 자신의 원수인 과르디올라를 상대로 어떠한 퍼포먼스를 펼칠지도 이번 경기 최고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 복수3: 데 브루잉 VS 무리뉴

이브라히모비치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기회를 받지 못하며 소속팀을 박차고 나왔다면, 케빈 데 브루잉 역시 무리뉴 감독의 외면으로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한 불운의 선수다.

그는 재능은 뛰어났지만 무리뉴에게는 당장의 성과가 필요했다. 결국 무리뉴는 유망주에 불과했던 데 브루잉을 외면했다.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한 데 브루잉은 2014-15시즌을 기점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 자원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결국 지난 시즌 맨시티로 입성하며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새 시즌 데 브루잉은 맨유의 사령탑으로 돌아온 무리뉴와의 재회를 앞두고 있다. 자신을 외면한 무리뉴를 상대로 ‘철천지원수’ 과르디올라의 조련을 받은 데 브루잉이 어떠한 경기력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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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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