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시즌을 마치고 전병두는 좌측 어깨 회전근 재건 수술을 받았고, 기나긴 재활 과정을 거쳤다. 5년간 각고의 노력에도 끝내 전병두는 돌아오지 못했다.
전병두는 지난 2003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을 받으며 프로에 데뷔했다. 당시 좌완으로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 유망주로서 일찍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2006년에는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초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도 발탁되는 영광을 누렸다.
전병두의 인생을 바꾼 것은 2008년 SK로 트레이드 된 이후다. 두산과 KIA에서도 유망주였지만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던 전병두는 SK로 이적한 이후 이듬해인 2009년부터 마운드의 주축으로 자리잡으며 SK 왕조를 여는데 기여했다.
당시 SK 사령탑이었던 김성근 감독(현 한화 이글스)은 전병두를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전천후 계투로 활용했다. 전병두는 2009년 49경기 133.1이닝을 소화하며 8승(4패) 8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 개인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후 2010시즌과 2011시즌까지 전병두는 SK 마운드의 중추로 활약했다.
하지만 SK에서 김성근 감독과 함께 보낸 3년의 짧은 영광은 전병두의 야구인생에서 미래를 빼앗아갔다. 전병두는 2009시즌을 마치고 어깨 통증을 느꼈지만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했다. 하지만 1차 복귀 이후에도 전병두의 무리한 전천후 기용은 계속됐고, 2011시즌을 마치고 상태가 악화돼 끝내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전병두는 더 이상 1군무대 출장 기록이 없다.
전병두는 재기에 대한 의지가 강했고 구단 역시 매년 전병두를 재활군에서 훈련시키며 최대한 도왔지만 망가진 어깨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SK에 입단하기 전부터 인대 부상경력이 있었던 투수를, 충분한 투구수 관리와 보호없이 무리한 기용으로 혹사시킨 것이 선수생명을 더욱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올 시즌 김성근 감독이 한화에서 연이은 투수 혹사와 마운드 보직 파괴로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병두의 은퇴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SK 시절에도 이미 전병두를 비롯한 많은 투수들을 혹사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만해도 혹사에 대한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둔했고, SK가 워낙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던 상황이라 전병두에 대한 혹사도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SK 시절과는 달리 지금의 한화는 팀성적마자 추락하면서 김성근 감독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 김민우, 권혁, 송창식, 배영수, 안명영, 에스밀 로저스 등 수많은 투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거나 심지어 아직도 1군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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