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급을 바꿔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 레슬링 간판 김현우가 아쉽게 동메달 획득에 그쳤다.
김현우는 14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16강에서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에게 5-7 패했다. 이후 패자부활전에서 다시 일어선 김현우는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우는 블라소프와의 경기서 2-6으로 뒤진 경기 막판 패시브 상황에서 상대를 뒤로 들어 올려 던졌다. 4점짜리 고급 기술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2점을 인정했고, 불같이 화를 낸 안한봉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그 결과 판독 심판은 김현우에게 3점을 인정했다. 그러자 주심은 블라소프에게도 1점을 부여했다. 이 1점은 안 감독의 챌린지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주어진 벌점이었다. 레슬링에서는 챌린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상대에 1점을 준다.
안한봉 감독을 비롯한 레슬링 관계자들은 곧바로 제소 절차를 밟았지만 이내 철회했다. 제소가 받아들여지더라도 심판에게만 징계가 주어질 뿐 경기 결과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레슬링이 이제 막 시작됐고, 한국 선수들이 3명 더 출전을 앞두고 있어 혹시라도 판정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의 판정 불이익은 그동안 수차례 국민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했다.
대표적인 사건은 역시나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의 김동성 실격이다. 당시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에 출전한 김동성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고, 예상대로 1위로 골인했다. 하지만 심판은 실격을 선언했고,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펼치던 김동성은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뒤따르던 아폴로 안톤 오노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것이었다. 김동성은 눈물을 흘렸고, 오노는 미국 쇼트트랙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딴 스포츠 영웅으로 등극했다. 이에 대한 한 풀이는 몇 달 뒤 열린 한일 월드컵 미국전에서 안정환이 동점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로 나오게 된다.
김동성만큼 판정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쳤던 사례는 바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의 김연아 은메달이다.
김연아를 제치고 소치 금메달을 가져간 소트니코바. ⓒ 연합뉴스
201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세계신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연아는 휴식기를 거친 뒤 다시 빙판에 복귀해 건재함을 알렸다. 이제 남은 목표는 올림픽 2연패였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74.92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0.28점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었던 것.
우려는 현실이 됐다. 소트니코바는 이튿날 열린 프리에서 엄청난 가산점과 함께 김연아를 제치는데 성공한다. 이후 러시아와 미국의 담합이 있었다는 보도와 함께 심판의 밀어주기 의혹이 대두됐다. 결국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은 ISU 징계위원회에 제소 절차를 밟았지만, 기각되고 말았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8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한 레슬링 장지현이 비디오 판독에 의한 모호한 판정의 희생양이 되었고, 유도 조준호는 판정승을 거두고도 심판 위원장의 말 한 마디에 의해 판정이 뒤집히는 희한한 경험을 했다. 또한 여자 펜싱 에페 4강전에서 신아람의 이른바 ‘1초 오심’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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