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블록버스터 '부산행'(감독 연상호)이 올해 첫 천만 영화가 된 가운데, '부산행'의 뒤를 이어 두 번째 천만 영화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행'은 7일 오후 6시 19분 누적 관객 수 1000만661명을 기록, 개봉 19일째 천만 고지에 올라섰다. 역대 한국영화로는 14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18번째 천만 영화다.
'부산행'의 천만 돌파 속도는 '도둑들'(22일), '베테랑'(25일), '암살'(25일),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5일)보다 빠르며, 역대 최고 흥행작 '명량'(12일) 다음으로 가장 빠른 속도다.
올여름 시장의 첫 주자인 '부산행'은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 영화와 생소한 좀비 블록버스터라는 우려를 깨고, 천만 관객을 태웠다.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역대 최고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았고 역대 한국영화 사전 최대 예매량인 32만 3186명을 기록,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한국형 좀비의 만듦새는 꽤 훌륭했고, 기차 안에서 펼쳐지는 좀비와 인간의 사투는 심장이 '쫄깃'해지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한국 영화 특유의 가족 코드 등 전 연령층에 사랑받는 오락 영화의 요소를 두루 갖춘 것도 미덕이다.
영화 '인천상륙작전'과 '덕혜옹주'가 흥행 몰이 중이다.ⓒCJ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
'인천상륙작전' 500만·'덕혜옹주' 입소문 흥행
'부산행'에 이어 가장 많은 관객 수를 기록 중인 작품은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이다. '부산행'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 7일 이 영화는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전, 기자·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얻은 '인천상륙작전'은 '애국심 코드'로 관객들을 동원했다.
평단의 전례 없는 혹평은 "영화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관객들을 모으기도 했다. 혹평이 독이 아닌 득이 된 셈. '인천상륙작전'은 예매율에서도 상위권이다. '덕혜옹주' 25.1%(8일 오후 2시 기준), '터널' 16.3%에 이어 10.8%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인천상륙작전'이 '부산행'처럼 천만 고지에 올라설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미 개봉 2주 차에 접어들었고, '부산행'처럼 압도적인 흥행력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덕혜옹주'와 10일 개봉하는 '터널'의 반격에 맞서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애니메이션 '마이펫의 이중생활'의 조용한 흥행도 신경 써야 한다.
손예진이 원톱으로 나선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는 반전을 노리고 있다. 개봉 전 예매율에서 할리우드 안티 히어로 무비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밀렸으나 이후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보여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전 열린 언론시사회 평도 좋다. 관객들은 "손예진의 인생 연기", "가슴이 벅차오르는 영화", "한국인이라면 꼭 봐야할 작품"이라고 후한 점수를 줬다.
영화 '터널'과 '국가대표2'가 10일 개봉한다.ⓒ쇼박스/메가박스(주)플러스엠
'터널'·'국가대표2' 같은 날 개봉 경쟁
천만행이 가장 유력한 후보는 10일 개봉할 '터널'(감독 김성훈)이다. 하정우와 '끝까지 간다'(2014)의 김성훈 감독이 만난 이 영화는 7~8월에 나온 한국 영화 중 만듦새가 가장 뛰어나다. 시사회 때 이미 호평을 받은 작품.
매일 지나던 터널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그 안에 갇히게 된 한 남자와 그를 구하려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드라마다.
하정우가 주축이 돼 극을 이끌어가는 '터널'은 영화 시작 후 5분 만에 터널이 무너지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보여준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삶을 포기하지 않은 주인공의 의지와 하정우 특유의 유머가 잘 어우러졌다.
'부산행'이 흥행 열기가 식어가는 시기에 개봉한다는 점이 유리하다. 다만, '부산행'처럼 초반 승기를 잡아야 천만 돌파에 승산이 있다.
'터널'과 같은 날 개봉하는 '국가대표2'는 이들 세 작품에 비해 관심이 덜하다.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도전을 담았다. 스포츠영화의 쾌감과 가족애, 남북 코드가 어우러져 무난한 재미와 감동을 준다.
흥행에 대한 자신감은 넘친다. 수애는 인터뷰에서 "영화는 작품성으로 승부 봐야 하는데 '국가대표2'는 다른 작품에 뒤지지 않는 작품"이라며 "웃음, 눈물, 감동, 스포츠가 있는 순수하고 동화 같은 영화"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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