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혐의가 밝혀진 KIA 타이거즈 투수 유창식이 경찰수사 결과 거짓말을 한 사실까지 드러나며 궁지에 몰리고 있다.
유창식은 최근 스스로 승부조작 혐의를 시인했다. KBO의 승부조작 자진신고 기간이었던 지난 24일 구단을 통해 한화 시절이던 2014년 승부조작을 했던 사실을 자백했다. 당시 유창식은 승부조작은 단 한 번뿐이었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하루 뒤 경찰조사에서 말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딱 한 번이라던 승부조작은 이후에도 또 가담했던 것으로 드러났고, 대가로 받은 액수도 오락가락하는 등 진술의 일관성이 없었다. 승부조작이라는 중죄를 저질렀지만 자진신고라는 점에서 그나마 남아있던 팬들의 마지막 신뢰마저도 저버린 셈이다.
경찰수사에서 밝혀진 유창식의 또 다른 승부조작 경기는 2014년 4월 19일 LG전이다.
당시 유창식은 1회초 3번 조쉬벨에게 볼넷을 내줘 한 번 더 '1이닝 볼넷'을 실행했다. 본인이 1차로 밝혔던 같은 해 4월 1일 삼성과의 홈 개막전에서 불과 3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유창식은 첫 번째 경기에서 100만 원, 19일 경기서 200만 원 등 총 300만 원을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자진신고에 대해 양심의 가책 때문이라는 진정성에도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이태양-문우람 사건 등으로 자신도 언젠가는 경찰수사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판단, 차라리 자진신고로 영구제명과 같은 최악의 징계를 피하려는 것 아닌가란 강한 의구심이 든다.
KBO가 영구제명을 내리지 않는다 해도 유창식의 야구인생은 이대로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유창식은 지난해 한화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단 1경기 등판해 1.1이닝 3실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통산 성적도 프로 6년을 거치는 동안 16승 33패 4홀드 평균자책점 5.73에 그치고 있다. 승부조작 혐의와 별개로 당장 방출해도 할 말이 없는 성적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유창식의 승부조작 혐의는 모두 전 소속팀인 한화에서 벌인 일이다. 트레이드로 유창식을 영입한 KIA는 애꿎은 피해자가 된 셈이다. 유창식이 지금 KIA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투수도 아닌 만큼 그를 안고 가야할 이유는 없다. 승부조작 혐의도 모자라 거짓말로 신뢰를 잃은 유창식을 받아줄 프로야구 구단이 나올 리도 만무하다.
유창식은 두 번이나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 첫 번째는 당연히 승부조작이고, 두 번째는 거짓말로 진실을 은폐하려다가 구단과 팬들을 또 기만한 행위다. 유창식은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골든타임마저 놓치고 말았다. KBO의 징계가 아니더라도 이제 그를 두 번 다시 야구판에서 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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