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없었던 맨체스터, 조 하트만 빛났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4.27 11:10  수정 2016.04.27 11:13

특급 선방쇼로 맨시티 패배 위기에서 건져

호날두 없는 레알, 끝내 골문 못 열어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특급 선방쇼를 펼친 조 하트. ⓒ 게티이미지

화려한 골 폭죽은 없었지만 특급 골키퍼의 선방쇼는 빛났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는 27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에티하드 스타디움서 열린 ‘2015-16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다음달 5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는 4강 2차전에서 승부를 가리게 됐다.

레알의 간판스타이자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날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비야레알전 허벅지 통증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왔던 호날두는 23일 라요 바예카노와의 ‘2015-16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리그 경기에 결장했다.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수단과 맨체스터 원정에 동행한 호날두는 1차전 출전이 유력해보였지만 지단 감독은 홈 2차전을 대비해 그를 아끼는 것을 선택했다.

호날두가 빠진 양 팀의 공방은 전반까지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지루했다. 올 시즌 4강 팀 중 연결고리가 가장 적은 두 팀의 맞대결은 라이벌전이나 빅매치 특유의 뜨거운 열기는 없었다.

양 팀 수비진은 세트피스를 제외하면 공격가담을 극도로 자제하며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고, 공격수들은 두꺼운 수비벽에 막혀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레알은 호날두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가레스 베일과 카림 벤제마가 건재했고 루카스 바스케스가 호날두의 반 자리를 메웠지만 전반에는 맨시티의 두꺼운 수비에 막혀 거의 볼을 잡을 기회조차 없었다. 지단 감독도 호날두가 빠진 원정에서 굳이 무리하게 승부를 걸지 않고 수비에 집중하는 운영을 보였다.

맨시티 역시 상황이 꼬이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팀의 플레이메이커인 다비드 실바가 부상으로 일찌감치 빠지면서 중원의 균형이 흔들렸다. 맨시티는 점유율은 더 높았지만 레알의 두터운 수비를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맨시티의 간판 공격수 아게로는 수비에 막혀서 철저히 침묵했다.

후반 들어서야 양 팀은 조금씩 경기 템포를 끌어올리며 기회를 노렸지만 여전히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러자 레알이 먼저 공격 쪽에 변화를 시도하며 승부를 걸었다. 지단 감독은 벤제마를 빼고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투입했다. 후반 중반 이후 맨시티의 공격 흐름이 정체된 틈을 타 레알이 역습으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맨시티에는 조 하트가 있었다. 후반 33분 레알 카세미루가 골대 정면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을 조 하트 골키퍼가 순발력 있게 발로 막아내면서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4분 후에는 문전에서 페페가 골키퍼와 맞서는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으나 이번에도 하트가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냈다.

PSG와의 8강전에서도 그림 같은 호수비로 여러 번 팀을 위기에서 구했던 하트는 준결승 1차전에서 자기 몫을 해내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적으로 답답했던 경기에서 유일하게 빛난 것이 조 하트의 선방쇼였다.

결국 0-0 무승부로 끝났다. 모두에게는 조금씩 아쉬움이 남을 법하다. 맨시티는 안방에서 일단 실점하지 않은 것은 원정 2차전을 앞두고 유리한 상황이지만, 호날두가 빠진 레알을 이기지 못했다는 것은 못내 찜찜하다.

반면 레알 입장에서 원정 무승부는 나쁘지 않은 결과지만 득점에 실패한 것은 부담이 될 만하다. 호날두가 빠진 상황에서 플랜 B의 부재는 생각보다 두텁지 못한 레알 전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아직 리그 우승 경쟁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가올 2차전을 앞두고 있기에 로테이션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단 감독이 어떻게 '운용의 묘'를 발휘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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