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종의 소속팀 고양 오리온은 29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전주 KCC를 120-86으로 꺾었다.
이로써 오리온은 챔프전 전적 4승 2패로 2001-02 시즌 이후 1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구단 통산 두 번째이자 고양으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첫 우승이다.
이날 문태종은 약 18분을 소화하고도 3점슛 2개 포함 14득점과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문태종은 시리즈 내내 확률 높은 외곽슛과 클러치능력을 과시하며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2010년 귀화혼혈선수로 KBL에 첫 입성한 문태종에게는 6년만의 첫 챔프전 우승이다. 귀화혼혈선수 출신으로는 전태풍(KCC)과, 문태종의 친동생 문태영(삼성)에 이어 세 번째다. KBL에서 활약한 귀화혼혈선수들 가운데 해외무대에서 최고의 경력을 자랑하던 문태종이었지만 국내무대에서는 그동안 우승복이 없었다.
문태종에게도 우승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KBL 진출 첫해에는 인천 전자랜드를 정규리그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2013-14시즌에는 창원 LG에서 정규리그 우승과 MVP의 감격을 맛봤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KCC와 모비스의 벽에 연거푸 막히며 분투를 삼켜야했다.
특히 문태영이 모비스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문태종은 플레이오프에서 번번이 동생의 팀에게 가로막혀 탈략하는 얄궂은 운명에 처하기도 했다. 문태종은 “그래서 항상 동생에게 놀림을 받았다”면서도 “은퇴하기 전에 꼭 한번은 우승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소원을 풀게 되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리온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4강 직행에 실패하며 6강 라운드부터 시작하는 험난한 일정 속에서도 동부, 모비스, KCC를 잇달아 연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특히 모비스와 KCC는 문태종의 우승 꿈을 가로막았던 대표적인 난적들이었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문태종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화려했던 농구 커리어에 화룡점정을 찍게 됐다. 이미 KBL에서 활약한 6년간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뤘다.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돼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귀화혼혈선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던 문태종이다.
30대 중반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한국무대로 진출한 문태종이지만, 이미 그가 세운 업적들은 KBL과 한국농구의 레전드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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