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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구 "김지원, 연기 인생 통틀어 역대급 여배우"


입력 2016.03.23 09:30 수정 2016.03.28 13:50        부수정 기자

'태양의 후예'서 서대영 상사 역 맡아 인기

"로맨스 연기 자신감 붙어, 인기 연연 안해"

배우 진구는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서대영 상사 역을 맡아 인기를 끌고 있다.ⓒ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NEW 배우 진구는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서대영 상사 역을 맡아 인기를 끌고 있다.ⓒ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NEW

"서 상사 너무 멋있지 말입니다."

매주 수, 목요일은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날이다. "일주일을 어떻게 기다리느냐", "송송(송중기·송혜교) 커플·구원(진구·김지원) 커플은 사랑입니다", "내 심장 돌려달라"는 뜨거운 시청평이 줄을 잇는다.

주인공 송송 커플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구원 커플은 이루어질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랑으로 시청자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과묵하지만 뜨거운 심장을 가진 서대영 상사(진구)와 예쁘고 당찬 윤명주 중위(김지원). 두 사람이 보여주는 사랑은 신선하다.

여자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현실의 벽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을 참는 남자, 그런 남자의 마음을 돌리려 적극적으로 나서는 여자는 그간 안방극장에서 봐왔던 뻔한 러브 스토리와 결을 달리 한다.

서 상사를 맡은 진구는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 인생 2막을 열었다. 2003년 SBS 드라마 '올인'으로 데뷔한 그는 '태양을 삼켜라'(2009), '광고천재 이태백'(2013), 영화 '달콤한 인생'(2005), '비열한 거리(2005), '마더'(2009), '26년'(2012), '쎄시봉'(2015), '연평해전'(2015) 등에 출연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

한 계단, 한 계단 성실히 일한 그는 연기력을 갖췄지만 안방에선 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태양의 후예'가 찾아왔다.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진구는 "무덤덤하려고 애쓰는데 기쁜 건 감출 수가 없다"고 웃은 뒤 "연락 안 하던 사람들이 연락 오는 걸 보고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 한다"고 했다.

14년 만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그는 최근 SNS 활동도 시작했다. 부정적인 글들을 보는 게 두려워 SNS 활동을 망설인 그를 움직인 건 '태양의 후예'다. 사진이나 글을 올리면 폭발적인 반응이 잇따른다고. 회차에 어울리는 멘트를 적어둔 폴더도 따로 만들었단다.

진구가 결혼을 했는지, 아들 하나를 뒀는지도 이제야 알게 됐다는 팬들이 많다. "숨긴 적은 없는데...관심이 '확' 높아진 거죠. 예전에는 제가 결혼을 했든, 안 했든 관심이 없었거든요."

배우 진구는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서대영 상사 역을 맡아 윤명주 중위 역의 김지원과 호흡을 맞췄다.ⓒ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NEW 배우 진구는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서대영 상사 역을 맡아 윤명주 중위 역의 김지원과 호흡을 맞췄다.ⓒ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NEW

사전 제작으로 만들어진 '태양의 후예'는 시청률 3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상파 주중 드라마가 시청률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수치는 '대박'이다. 이 만큼의 인기를 배우는 예상했을까.

"송중기, 송혜교라는 톱스타가 출연한다고 해서 무조건 잘 될 거란 믿음은 없었죠. 제가 합류해서 망치면 어떡하지라고 우려했어요. 시청률을 보면서 인기를 느꼈고 함께 본방사수한 아내가 '오빠 잘 되겠다', '재밌다'고 해줬어요. 그때 '다행이다'라고 안심했습니다(웃음)."

'상남자'일 듯한 진구에게 김은숙 작가 특유의 오글거리는 대사는 어떻게 느껴졌을까.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평소에 그런 말을 자주 써요.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로요. 하하. 앞으로 오글거리는 대사의 강도가 더 세질 겁니다. 기대해주세요."

로맨스물의 귀재 김 작가의 작업은 바라왔던 일이었다. 김 작가의 작품은 '파리의 연인'만 봤단다. 한국 로맨스 드라마를 보면서 '하고 싶다'고 꿈꾸던 배우의 꿈은 현실이 됐다.

"멜로물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고 자신감도 생겨서 김 작가님께 감사해요. 제 주특기 위주로 서 상사를 표현했더라고요. 고민도 안 하고 연기했는데 정말 편했어요."

1980년생인 진구와 1992년생 김지원은 무려 12살 차이. 수컷 진구와 작고 아담한 김지원이 이루는 케미스트리(배우 간 호흡)에 빠져든 시청자가 한둘이 아니다.

송송 커플과 다른 구원 커플의 매력을 묻자 진구는 "송중기, 송혜교 씨는 멜로물에서 자주 나왔던 배우이지만 난 그렇지 않다"며 "못 보던 배우가 튀어나와서 신기해하는 듯하다"고 웃었다.

새침하고 소녀 같을 것 같은 김지원의 첫인상은 '귀여운 애기'였단다. 할리우드 섹시스타 메간 폭스를 기대한 것과는 정반대 이미지였다.

배우 진구는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서대영 상사 역을 맡아 연기 인생 14년 만에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NEW 배우 진구는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서대영 상사 역을 맡아 연기 인생 14년 만에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NEW

"카리스마 넘치는 여전사 이미지의 여배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귀엽고, 또 귀엽고, 사랑스러운 '러블리' 지원이가 온 거예요. 하하. 처음엔 당황했는데 지원이가 워낙 성격이 좋아서 금방 친해지면서 잘 호흡할 수 있었죠. 지원이는 예의가 바르고 나이에 비해 조숙한 친구랍니다. 사실 전 여배우와 말하는 게 불편해서 친한 여배우가 없어요. 지원이는 14년 연기 인생 통틀어 최고의, 역대급 여배우랍니다(웃음)."

진구의 '러블리' 김지원 칭찬은 이어졌다. 그는 "다음 작품에서 봐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친해졌고 마냥 챙겨 주고 싶은 동생"이라며 "귀엽기만 해서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이미 남자 시청자들의 심장을 저격한 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실제 서대영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다 부숴버리겠죠. 하하. 아마 서 상사와 같은 행동을 했을 거예요. 아무리 사랑해도 저 벽은 못 넘겠지라고 포기하는 듯하면서 못하고. 떠나겠다고 말은 못하고..."

데뷔작 '올인' 때 함께 했던 송혜교와는 10여 년 만에 재회했다. "당시 송혜교 씨를 '여신', '송스타'라고 불렀어요. 이번에 만났을 때 '드디어 너랑 하게 됐다'고 했는데 혜교가 진심을 담아서 '오빠가 잘돼서 정말 좋다'고 했어요. 혜교는 저보다 한 살 어리지만 선배이고 동경의 대상이랍니다."

헌병 출신인 진구는 '연평해전'에서 해군,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 역을 맡았다. 이만하면 군인 전문배우다. "군인 역이 편해요. 제대한 지가 15년이나 됐는데 군 생활하면서 배우거나 느낀 것들이 많아서 군인 캐릭터가 쉽고 잘 맞아요. 관객들이 군인으로 분한 절 편하게 봐서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진구가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곳도 군대였다. 제대 날짜가 다가오면서 뭘 해야 하나 고민했다. 할 수 있는 건 연기자뿐이었다. 연기 학원에 다닌 그는 운 좋게 '올인' 오디션에 붙었다. 당시 진구는 반짝 인기를 누렸다. 2주간 관심을 받고 바로 내려왔다. 인기의 거품을 절실히 실감했다고 배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배우 진구는 KBS2 '태양의 후예'에 대해 "그간 한 작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고 했다.ⓒ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NEW 배우 진구는 KBS2 '태양의 후예'에 대해 "그간 한 작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고 했다.ⓒ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NEW

"연기를 포기하고 싶은 적은 없어요. 14년 동안 한길을 걸으면서 내공을 쌓았거든요. 경제적인 부분에 문제가 생길 만큼 어려웠던 적도 없었고요. 필모그래피 중 아픈 손가락은 하나도 없어요. 제가 한 것만큼 대가를 받은 것 같아요. 끊임없이 작품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잘살고 있다는 의미인 것 같아 뿌듯합니다."

진구는 "타임머신이 있다면 제 연기 인생의 마지막 날을 보고 싶다"며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하고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인기야 뭐 한 때 잖아요. 인기보다 연기가 중요해요. 저는 늘 제자리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뒤돌아보니 저 스스로 성장했더라고요. 살 만한 인생 같아요. 내려가더라도 다시 올라올 에너지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산 것처럼 꾸준하게 연기할 겁니다."

그러면서 심지가 굳은 연기 철학을 읊었다. 서 상사의 진중한 매력이 돋보이는 답변이었다. "영화는 만원의 값어치, 드라마는 한 시간의 가치가 있는 작품을 할 거예요. 제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에요. 돈과 시간을 기꺼이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작품에 흥미를 느낍니다. 시청률에 눈이 멀어 저랑 어울리지 않는 배역을 제안한다면 사양할 겁니다. 수천억을 준다고 하더라도."

진구에게 '태양의 후예'는 어떤 작품일까. 배우는 간단명료하게 정의했다. "제가 찍은 작품 중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입니다."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질문, '태양의 후예'의 향후 관전 포인트를 물었다. "빠른 전개와 깊어진 감정선에 주목해주세요. 짧은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면서 사소한 반전들이 나와요. 놓치면 후회합니다.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더 스릴 넘치거든요!"

차기작은 영화 '원라인'. 사기꾼 역이다. 순간 진구의 얼굴이 환해졌다. "서 상사와는 전혀 다른 역할이라 기대돼요."하고 싶은 작품으로는 '착한 영화'를 꼽았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 냄새 나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사람이 그리워지는 작품, 큰 반전 없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작품에 끌려요."

진구가 흔들림 없이 배우 생활을 이어온 원동력이 궁금해졌다. "가족, 친구들, 농구단 동생들이요. 무엇보다 농구, 술, 사람이 저를 이 자리에 오게 했어요. 늘 즐거운 존재랍니다(웃음)."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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