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풀린 UFC 맥그리거, 좀비복싱 재평가?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6.03.06 19:52  수정 2016.03.06 19:52

맥그리거 UFC 196서 TKO패, 15연승 중단

디아즈 좀비 복싱 재평가, 예측불허 타격

좀비 복싱으로 맥그리거를 무너뜨린 네이트 디아즈. ⓒ 게티이미지

‘UFC 대표 악동’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가 체급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15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맥그리거는 6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96 메인이벤트서 네이트 디아즈(30·미국)에 2라운드 4분 12초 서브미션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맥그리거는 5년 만에 MMA 첫 패배를 당했다. 15연승 행진을 끝낸 맥그리거는 "디아즈의 경기운영이 좋았다"며 완패를 시인했다.

페더급(-65.85kg)에서 활약한 맥그리거에게 웰터급(-77.1kg)은 무리였다. 단 기간 식사량을 크게 늘려 체중을 76.2kg에 맞췄지만 특유의 민첩성이 떨어졌다. 반면, 디아즈는 큰 무리 없이 웰터급에 나섰고 대어를 낚았다.

경기 초반은 맥그리거가 우세했다. 변칙 복싱과 적중도 높은 타격으로 디아즈의 안면을 붉게 물들였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맥그리거의 펀치에 디아즈는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디아즈는 좀비 복싱을 구사하며 전진스텝을 밟았다. 2라운드 중반 디아즈가 맥그리거 안면에 원투 스트레이트를 적중했다.

카운터펀치를 맞은 맥그리거가 휘청거렸다. 페더급과 웰터급 펀치력 차이였다. 이후 전세가 역전돼 디아즈가 맥그리거 턱에 연이어 펀치를 꽂았다.

다리가 풀린 맥그리거는 디아즈를 필사적으로 끌어안은 채 그라운드로 가려했다. 그러나 오히려 악수가 됐다. 주짓수 능력이 탁월한 디아즈가 맥그리거의 목을 잡아 초크로 연결했다. 맥그리거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탭을 쳤고 ‘악동 왕중왕전’은 디아즈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 후 디아즈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난 슬로우 스타터다. 승리를 예상했고 결국 내가 이겼다”고 말했다.

할 말을 잃은 맥그리거는 조용히 디아즈에게 다가가 축하 인사를 건넸다. 경기 전 욕설이 오갔던 둘은 스포츠맨십을 발휘해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경기 결과로 디아즈의 좀비복싱이 재평가 받는 분위기다.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정신력과 예측불허 타격으로 맥그리거를 제압했다.

반면, 맥그리거는 체급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향후 진로에 먹구름이 꼈다. 페더급에서 계속 활동할지, 라이트급으로 올라설지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의 선택에 달렸다.

한편, 앞서 열린 홀리 홈(34·미국)과 미샤 테이트(29·미국)의 UFC 여성 밴텀급 타이틀전에서는 미샤가 새 챔피언이 됐다. 홈은 5라운드 중반까지 적중도 높은 타격으로 앞서갔으나 5라운드 막판 미샤에 배후를 잡혀 목조르기로 TKO패했다.

홈은 탭을 치는 대신 원투로 투혼을 불살랐다. 실진 직전까지 허공에 주먹을 날리며 강한 승부욕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미샤는 “홈의 정신력에 경의를 표한다. 진심으로 존경하고 빠른 회복을 빈다”고 전 챔피언에 경의를 표했다.

미샤가 승리하면서 홈과 로우지의 재대결도 명분이 흐려졌다. 이 또한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의 선택에 달렸다. 홈과 로우지가 올해 하반기 2차전을 벌이고 승자가 미샤에 도전하는 시나리오가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음 UFC 197 대회는 다음달 24일 개최된다.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36·미국)와 전 챔피언 존 존스(28·미국)의 앙숙 매치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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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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