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티모테우스 회트케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이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레이후안카를로스호텔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SK텔레콤
"국내 산업만으로 한계가 있어 해외 진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혼자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레이후안카를로스호텔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도이치텔레콤과의 제휴와 관련, 축적된 네트워크 없이 글로벌 사업자가 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장 사장은 국내에 비해 훨씬 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과거에도 노력을 많이 했지만 썩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 제휴에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과 LG 등 국내 제조사들이 오랫동안 많은 비용을 들어 글로벌 업체로 성장했지만 통신서비스업체로서 그렇게 하기 어려워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사업자와 협력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도이치텔레콤은 현재 14개 국가에서 1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 규모는 SK텔레콤의 5∼6배 수준인 글로벌 사업자다. 북미 3위 이동통신사 T모바일도 도이치텔레콤의 자회사다.
그는 "글로벌 정보통신업계에서 협업은 필수"라면서 "그들이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에 우리의 강점을 얹으면 더욱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날 간담회에는 티모테우스 회트케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이 깜짝 등장해 SK텔레콤과의 제휴 배경을 설명하며 향후 돈독한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회트케스 회장은 주로 지역 위주로 업무가 형성되는 통신사들도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과 같은 글로벌 사업자로 성장하고 싶어하지만 인프라 투자에 많은 비용이 투입돼 재무적 부담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사업 제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도이치텔레콤으로서도 아시아는 아직 열리지 않은 시장으로 혁신이 많이 발생하는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서라도 이번 제휴는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총 25만명이 일하고 있는데 너무 많은 분야에 신경을 쓰게 되면 본연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 이러한 방식의 제휴가 더 효율적"이라며 "SK텔레콤은 전 세계 이통사 중에서도 뛰어난 회사인 만큼 파트너가 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회트케스 회장이 다음 일정으로 행사장을 먼저 떠난 후 5세대(5G) 이동통신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개막을 앞두고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회의를 열고 5G 이동통신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5G의 조기 상용화를 놓고 한국·미국·일본 등은 긍정적, 유럽은 부정적인 분위기로 의견이 분분했는데 1년 만에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이제 5G를 해야 한다는 방향은 잡혔는데 수익 창출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이번 MWC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가상현실(VR)에 대해서도 5G 등 통신기술이 중요해졌다면서 신사업인 사물인터넷(IoT)에 대해서는 기술은 갖춰진 상태로 이제 시장이 개화할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동시에 공개된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7'과 'G5'에 대해서는 "삼성은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을, LG는 다른 방식으로 명확한 차별화를 꾀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향후 시장의 반응은 미지수지만 국내 톱 업체들이 이러한 시도를 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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