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은 라 리가 역대 최다우승(32회)을 자랑하지만 2000년대 후반 이후로는 라이벌 바르셀로나에 뚜렷하게 밀리는 모양새다. ⓒ 게티이미지
지네딘 지단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가 프리메라리가 우승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레알은 22일(한국시각) ‘2015-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5라운드 원정 말라가전에서 1-1 무승부에 그쳤다. 레알(승점54)은 바르셀로나는 물론 AT.마드리드에도 뒤진 3위에 머물렀다. 라이벌 바르셀로나는 전날 라스 팔마스에 2-1 승리를 거두며 레알과의 격차를 9로 벌렸다. 정규리그 13경기 남은 시점에서 뒤집기 쉽지 않은 격차다.
레알은 시즌 초반 부진으로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을 조기 경질한 이후 구단의 레전드 출신인 지단 감독을 선임,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7승3무)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리그 역전 우승은 힘에 부치다.
갈락티코(Galactico·은하수) 2기를 앞세운 레알은 라 리가 역대 최다우승(32회)을 자랑하지만 2000년대 후반 이후로는 라이벌 바르셀로나에 뚜렷하게 밀리는 모양새다.
바르셀로나는 초유의 6관왕을 차지했던 펩 과르디올라 시절 2008-09시즌을 기점으로 최근 7년간 5번이나 리그를 제패했다. 이 기간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3번이나 차지했다. 한 시즌 트레블(3관왕)도 벌써 두 번이나 차지했다. 당대를 넘어 역대 최고의 팀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바르셀로나의 성공에 자극받은 레알은 2009년부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카카-가레스 베일 등 매년 특급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하며 갈락티코 2기를 출범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레알이 들어 올린 우승컵은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각 1회, 국왕컵 2회가 전부다.
다른팀 같았으면 대단히 훌륭한 성적이라고 하겠지만, 양강 체제가 뚜렷한 스페인에서 레알은 막대한 돈을 들이고도 번번이 바르셀로나에 뒤진 2인자 위상을 벗지 못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약진으로 2인자 자리도 장담하기 어렵다.
2013-14시즌 라데시마(통산 10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 달성, 메시와 함께 세계축구계를 양분하고 있는 슈퍼스타 호날두의 발롱도르 수상과 골 기록 등의 화려한 순간도 있었지만 레알이 걸었던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성적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나 유소년 육성책처럼 구단만의 전통과 고유의 색깔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설상가상 레알의 야심작인 ‘BBC 라인’도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바르셀로나의 ‘MSN’에 비하면 실속이 떨어진다. 간판스타 호날두는 전성기의 정점을 지나 기량이 조금씩 하락세에 접어드는 시점이고, 후계자로 꼽혔던 베일은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또 벤제마는 잦은 구설로 자신과 구단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을 기점으로 레알이 또 대대적인 개편의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레알은 올해 국왕컵에서 이미 부적격 선수 출전으로 몰수패를 당하는 굴욕을 겪었고 리그 우승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유일한 희망은 이제 챔피언스리그 뿐이다. 레알은 지난 18일 AS로마와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2-0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현실적으로 챔피언스리그는 레알이 우승컵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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