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화 이글스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7)와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100만 달러 등 총 13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로사리오는 2006년 콜로라도 로키스와 계약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2011년 9월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로사리오는 “2016년을 한화 이글스와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가 우승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보탬이 되겠다”는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그에서 한때 주전 포수로 활약했을 정도의 실력자인 데다 나이 서른도 되지 않은 현역 메이저리거다.
최근 KIA 입단이 확정된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 역시 20대의 거물급 메이저리거다. 메이저리그 107경기 등판 가운데 대부분을 선발로서 마운드에 오른 노에시는 이름값 면에서는 지난해 한화에서 대체 선수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에스밀 로저스 이상의 경력자다.
과거에는 한국무대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이름값이 그리 높지 않았다. 대부분 마이너리거나, 한때 메이저리거라고 해도 30대를 훌쩍 넘겨 전성기가 지나서 오는 선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상당수의 선수들이 전성기의 한창 나이에 한국행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오히려 메이저리거라는 이름값만 믿고 한국무대를 우습게 봤다가 초라하게 퇴출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만큼 한국야구의 위상과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력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젊은 나이에 한국행을 결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좋은 대우와 안정된 환경을 꼽을 수 있다. 메이저와 마이너리그를 오르락내리락하며 혹독한 경쟁과 불안한 입지에 시달리며 시간을 허비하다가 점점 나이 먹어가는 상황은 선수들을 지치게 한다.
이에 비해 외국인선수에 대한 KBO리그의 대우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임금 체불이 거의 없고 숙소와 통역 제공 등 생활 환경에 대한 지원 수준도 높다. 야구에 전념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리그 수준도 높아서 이제는 한국야구에서의 성적을 바탕으로 더 큰 시장인 일본으로 진출하거나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는 것도 가능하다.
몇 년간 슈퍼스타들 유출에 시달리는 KBO리그로서도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의 영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이대호, 류현진, 강정호, 박병호, 김현수 등 KBO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미국-일본 등 해외무대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두며 한국야구의 위상을 높였다.
해외에서는 한국야구의 수준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지만, 한편으로 계속된 스타 선수들의 공백으로 국내 구단들은 전력 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 빈 자리를 화려한 경력과 스타성을 갖춘 전성기의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오는 것으로 메우는 순환 구조가 이루어진 것이다.
물론 메이저리거라고 해도 이제 KBO에서 살아남는 것은 녹록지 않다. 스타급 외국인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경력과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커졌다. 마침내 한국야구와 메이저리그의 격차가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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