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박시후, 어떻게 '동네의 영웅'이 됐나

부수정 기자

입력 2016.01.23 06:06  수정 2016.01.23 06:06

3년 만에 국내 안방극장 복귀 관심사

영웅 캐릭터…'추노' 곽정환 PD 기획

배우 박시후가 OCN '동네의 영웅'을 통해 3년 만에 국내 브라운관에 복귀한다.ⓒOCN

배우 박시후가 3년 만에 국내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박시후는 2013년 2월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돼 물의를 빚었다. 이후 피해자 고소 취하로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고 국내 활동을 중단했다.

박시후는 자숙 기간 중국어권 시장을 겨냥한 합작영화 '향기'(2014), '사랑후애'(2015) 등에 출연했다. 국내 지상파 드라마 출연을 검토한 바 있으나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출연을 자제했다.

이번에 택한 드라마는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채널이다. 소재는 '영웅' 캐릭터. '성스캔들'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닌 그가 재기할 기회다.

OCN '동네의 영웅'은 상처받은 전직 비밀요원 백시윤이 경찰을 꿈꾸는 비정규직 청년을 비밀요원으로 키우며 악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그린다. tvN '빠스껫볼', KBS '추노', '한성별곡' 등을 연출한 곽정환 PD가 기획했다.

'생활밀착형 코믹첩보전'을 표방한 이 드라마는 한국판 히어로물로 화려한 액션신과 무술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취업준비생, 아르바이트생, 생계형 가장 등을 담아 현실을 반영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현실감 높은 캐릭터를 통해 막막한 세상이지만 희망을 품고 살아가길 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영웅이지만 친근하고 가까운' 작은 동네 영웅들의 모습으로 온정을 전달하겠다"고 자신했다.

19일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곽 PD는 "시청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한국적인 첩보물"이라며 "멋있지만 과거에 아픔을 간직한 요원이 옆집 형처럼 살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로해주고 도와주는 이야기를 그린다"고 했다.

배우 박시후의 복귀작 OCN '동네의 영웅'은 상처받은 전직 비밀요원 백시윤이 경찰을 꿈꾸는 비정규직 청년을 비밀요원으로 키우며 악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그린다.ⓒOCN

박시후를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선 "주인공 백시윤은 3년 전 마카오에서 후배를 잃은 아픔을 간직하고 사적인 복수에 매달리다가 '동네의 영웅'으로 거듭난다. 액션, 감정신 모두를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을 지닌 배우를 찾고 있었는데 박시후 씨가 적임자였다. 촬영하다 보니 캐스팅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하얀색 정장을 입고 나온 박시후는 오랜만의 공식 석상 무대라 다소 긴장한 듯 보였다.

박시후는 훈련된 인간병기이자 전직 비밀요원 백시윤 역을 맡았다. 한물간 유흥가의 술집을 인수해 운영하며 과거를 숨기고 살아가던 시윤은 이웃들의 아픔과 사회적 외면에 공감하다 그들의 삶으로 들어간다. 그러면서 마주하는 부조리한 악에 맞서며 동네 영웅이 된다.

박시후는 "이런 제작발표회에 나온 건 4~5년 만이다. 설레고 떨린다. 이런 자리에 설 수 있게 돼 꿈을 꾸는 것처럼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젯밤에 심장이 두근거려서 잠을 못 잤다. 어색하지만 예쁘게 봐줬으면 한다"고 했다.

"복귀 시점을 정하진 않았다가 작품이 좋아서 출연하게 됐다"는 그는 "나한테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시후가 자숙 기간 뭘 했는지는 팬들이 궁금해하는 부분. 어렵사리 말을 꺼낸 박시후는 "자숙 기간은 나 자신을 돌이킬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보냈다"고 전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등산했어요. 그 시간을 후회하지 않아요. 향후 활동 계획 등을 생각하면서 저 자신을 쌓았습니다. 지금 이런 기회가 꿈만 같고, 이런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고 행복합니다."

거친 액션신에 대해선 "어렸을 때부터 배운 합기도, 복싱, 태권도 등이 도움돼서 힘들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배우 박시후가 복귀작 OCN '동네의 영웅'에서 소녀시대 유리, 배우 조성하 유리 정만식 최윤소 등과 호흡을 맞춘다.ⓒ

조성하가 생계형 형사 임태호로 분해 박시후와 호흡을 맞춘다. 현실과 정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물이다.

조성하는 "안 해본 캐릭터라 기대된다"며 "밝은 에너지를 듬뿍 받으면서 촬영 중이다. 작품이 잘 될 듯하다"고 웃었다.

걸그룹 소녀시대 유리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배정연 역을 맡아 박시후와 로맨스 호흡을 펼친다.

유리는 "내 나이 또래 20대 후반 친구 중에 취준생들이 많아서 캐릭터에 공감했다"며 "삭막한 세상 살아가는데 의리도 있고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캐릭터"라고 역할을 소개했다.

이어 "나도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고 시나리오 공부를 한 경험도 있어서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다"며 "드라마의 재미와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태영은 뉴스타 인베스트 대표 윤상민 역을, 정만식은 시윤의 선배이자 중앙정보국 요원 정수혁 역을 각각 맡았다.

송재호는 'Bar 이웃'의 사장 황사장 역을, 최윤소는 중앙정보국 요원 신윤의 옛 연인이자 중앙정보국 요원 서안 역을, 진경은 태호의 아내 선영 역을 각각 맡았다.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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