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우는 지난해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으며 단숨에 팀의 주전 포수로 자리 잡았다. 포수 출신인 조범현 감독도 장성우를 팀의 미래로 여기고 공들여 키우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지난해 겨울 장성우가 사생활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일로 물의를 빚으며 50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받게 됐다. 해당 피해자로부터는 법적인 고소까지 당했다.
결국 kt는 고심 끝에 장성우를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도 제외했다. 주전 포수를 잃고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kt로서는 큰 악재다.
하지만 kt는 눈앞의 성적보다 더 중요한 팬들의 여론과 팀의 이미지를 먼저 고려했다. 장성우 빈자리는 윤요섭, 이희근, 김동명, 김종민 등 후보 포수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장성우는 현재 봉사활동으로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kt의 과감한 행보는 도박 파문으로 물의를 빚었던 안지만과 윤성환을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시킨 삼성의 행보와 대조를 이룬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안지만과 윤성환의 혐의가 아직 법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을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시켰다.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에 대한 자숙과 재발방지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기보다는, 더딘 경찰 수사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식의 태도는 팬들의 빈축을 사기에 충분하다.
삼성은 경찰의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을 내세우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같은 혐의로 먼저 약식기소 처분을 받은 임창용에 대해서는 이미 방출이라는 강력한 조치를 내렸다. 이에 삼성의 전혀 다른 대응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결국 다음 시즌에도 이 선수들 없이는 전력 유지가 어렵다는 삼성의 절박함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다.
kt는 선수의 사생활과 관련된 문제였음에도 구단의 피해를 감수하면서 여론을 수렴하고 최대한 책임지는 자세를 취했다.
그와 비교할 때 삼성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도박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선수들을 스프링캠프에 포함시키면서 제 식구 감싸기에 치중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프로구단에 성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회적인 책임감이라는 점에서 너무나도 대조적인 두 구단의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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