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우완 에이스로 활약이 기대되는 이대은(지바 롯데)이 생애 첫 대표팀 경기서 합격점을 받아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5 서울 슈퍼시리즈 1차전에서 ‘아마 야구 최강’ 쿠바에 6-0 영봉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용규(중견수)-정근우(2루수)-김현수(좌익수)-박병호(1루수)-손아섭(우익수)-나성범(지명타자)-황재균(3루수)-강민호(포수)-김재호(유격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으며 좌완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대표팀은 1회말 2사 후 김현수가 좌월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박병호가 고의 4구로 걸어나갔고, 손아섭의 중전 적시타가 터지며 손쉽게 1점을 얻어냈다. 이어 나성범의 좌전 안타와 강민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회에만 3점을 따내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한국의 중심타선 힘은 기대대로 대단했다. 추가점이 나온 5회에도 출발은 김현수였다. 좌중간 2루타로 치고 나간 김현수는 박병호의 중견수 플라이 때 3루에 안착했고, 손아섭 타석 때 폭투가 나오자 그대로 홈을 밟아 네 번째 득점을 신고했다. 6회에는 테이블 세터 이용규와 정근우의 센스 넘치는 주루 플레이로 대거 2점을 얻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가장 눈에 띈 활약을 펼친 선수는 김광현에 이어 두 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이대은이었다. 4회 시작과 동시에 투입된 이대은은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는 역투를 선보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3km에 이르렀고, 볼끝이 워낙 좋다 보니 다소 높게 형성된 라이징 패스트볼에 쿠바 타자들은 헛스윙으로 일관하는 모습이었다.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무사사구로 4이닝을 틀어막았다는 점이다. 사실 이대은은 강력한 구위에 비해 들쭉날쭉한 제구력이 약점으로 꼽히는 투수다. 실제로 이대은은 올 시즌 지바 롯데서 9승 9패 평균 자책점 3.84의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119.2이닝을 던지는 동안 사사구가 66개로 많은 편이었다. 따라서 소위 ‘긁히는 날’과 그렇지 않을 때의 편차가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은 이날은 달랐다. 묵직한 직구는 물론 커브와 포크볼 등의 변화구도 상당히 날카롭게 휘었다.
오는 8일 열리는 일본과의 개막전에 누가 선발로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김광현은 50개 던질 예정이었으나 3회 38개로 끝난 뒤 그대로 내렸다. 이대은도 던져야 하고, 그 뒤에 불펜 투수들도 등판해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특히 “50개 투구를 소화하면 좋은데 투수 기용하는데 문제가 생길 것 같다. 그래서 바꿔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즉, 이는 4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이대은보다 김광현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일 휴식 후 등판하기 위해서는 50개에 이르는 투구수가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올 시즌 일본에서 뛰며 상대 타자들에 대한 이해가 폭 넓은 이대은이 깜짝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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