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한국시리즈’ 삼성과의 2차전에서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에 힘입어 6-1 승리를 거뒀다.
전날 1차전에서 초반 대량득점의 리드를 잡고도 삼성에 8-9 허무한 역전패를 당하며 흔들렸던 두산은 니퍼트를 카드를 꺼내 패배 후유증에서 빠르게 벗어나며 시리즈 전적의 균형을 맞췄다.
니퍼트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그야말로 '구세주'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게 신들린 피칭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니퍼트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서 23이닝 2실점의 짠물 피칭으로 두산이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매 경기 기복이 없었다. 지난 10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7이닝 2실점을 내준 것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니퍼트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지난 18일과 22일 각각 마산과 잠실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1, 4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2승, 자책점 0의 완벽투로 플레이오프 MVP까지 선정됐다. 1차전부터 완봉승으로 기세를 올린 니퍼트는 팀이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4차전에서 다시 한 번 무실점 역투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바 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두산이 올라오면서 가장 경계했던 부분도 바로 니퍼트의 존재 때문이었다. 삼성은 올 시즌 두산과의 상대전적에서 11승 5패로 강했으나 니퍼트에게 만큼은 유독 약했다. 2011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 데뷔한 니퍼트는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을 상대로만 통산 14승 2패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하며 대표적인 '삼성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우려한대로 삼성 타선은 이날로 니퍼트에게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도 니퍼트는 최고 구속 시속 151㎞에 달하는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적절히 조화시키며 팀타율 1위(.302)에 빛나는 삼성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7이닝 동안 니퍼트가 허용한 안타는 3개, 볼넷도 고작 2개에 불과했다. 투구수도 92개로 효율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삼성은 니퍼트를 상대로 한 번도 한 이닝에 두 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내지 못했다.
니퍼트는 이날 삼성전에도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며 플레이오프부터 시작된 포스트시즌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24.1이닝으로 늘렸다. 이는 KBO 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연속 최다이닝 무실점 신기록이다.
니퍼트는 올해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20경기 등판에 6승 5패 5.10의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이런 성적이라면 다음 시즌 재계약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 부활을 넘어 초인의 경지에 올라선 니퍼트는 역대 가을야구 에이스사에 손꼽힐만한 기록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한 명의 절대적인 에이스의 존재가 시리즈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어놓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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