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한 명문' 리버풀, 로저스와 작별할 때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입력 2015.10.02 15:38  수정 2015.10.02 15:39

4일 머지사이드 더비 패배 시 경질 유력 전망

리버풀 로저스 감독. ⓒ 게티이미지

이제는 정말 작별의 시간인가 보다.

리버풀이 2일 오전 영국 안필드서 열린 시옹과의 ‘2015-16 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2차전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빈약한 골 결정력 속에 매우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차전 지롱댕 보르도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무승부다.

이날 리버풀 로저스 감독은 주말 예정된 에버턴과의 머지사이드 더비를 대비하기 위해 주축 들에게 휴식을 줬다. 대신 그간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전술적 변화도 있었다. 로저스 감독은 스리백 전술을 꺼내 들며 변화를 시도했다. 스리백을 주축으로 대니 잉스와 디보크 오리지를 투톱, 랄라나와 조 앨런을 2선에 배치하는 3-1-4-2 포메이션이었다.

리버풀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랄라나의 골이 터지면서 기선을 잡았다. 이후에도 리버풀이 공격의 고삐를 당기며 상대를 압박했지만 추가골이 터지지 않았다.

전반 18분 리버풀은 수비 실책에 무릎을 꿇으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나다니엘 클라인의 패스 미스로 시옹이 공격 기회를 잡았고 빠른 역습을 통해 전진한 시옹은 아시푸아가 득점으로 연결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한 순간의 실수와 방심이 낳은 결과였다.

결과는 뒤집히지 않았고 리버풀은 이변의 희생양이, 시옹은 이변의 주인공이 되며 승점1을 챙겼다.

리버풀 부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3-14시즌 리버풀은 루이스 수아레스와 다니엘 스터리지를 앞세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명가 재건 신호탄을 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수아레스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면서 공격 구심점을 잃은 탓에 리버풀은 그야말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버풀의 진정한 주인은 루이스 수아레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수아레스 이후 마리오 발로텔리, 새 시즌 크리스티안 벤테케를 영입했지만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발로텔리는 기량 미달, 벤테케는 유리몸 논란 탓에 날개를 펴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리버풀을 떠난 발로텔리는 친정팀 밀란 복귀 후 한층 나아진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리버풀의 극심한 부진에 로저스 감독 경질설도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주말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에서 로저스 감독은 돌아온 스터리지 덕분에 아스톤 빌라에 승리하며 가까스로 경질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너무 심각하다. 명문이라 하기에는 너무나도 초라한 리버풀의 현 주소다. 정황상 로저스 감독은 오는 4일 예정된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생존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더비전 패배는 곧 로저스 경질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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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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