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득점포 가동 실패로 잠잠했던 호날두가 오랜만에 멀티골을 기록하며 개인 통산 500호골 돌파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호날두의, 호날두에 의한, 호날두를 위한 경기였다.
호날두는 1일(한국시각) 스웨덴 말뫼의 스웨드방크 스타디온서 열린 ‘2015-16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말뫼와의 원정경기서 홀로 2골을 몰아쳐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멀티골을 기록한 호날두는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만 5골을 터뜨리며 전 날 해트트릭을 달성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를 제치고 대회 득점 선두로 다시금 치고 올라섰다.
또 프로 데뷔 후 통산 500호골 돌파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여기에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 통산 323골을 터뜨리며 '레전드' 라울 곤살레스의 레알 마드리드 최다 득점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말뫼전 멀티골은 여러모로 호날두에게 고무적이다. 에스파뇰전 5골과 이윽고 열린 샤흐타르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1차전에서의 해트트릭까지 시즌 초반 무득점으로 비판을 받았던 호날두는 두 경기에서 8골을 터뜨리며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는 듯 했다.
하지만 라 리가에서 다시 3경기 연속 침묵하며 도마에 오른 호날두다. 30대에 접어들면서 신체적 능력이 떨어졌다는 혹평을 받았고, '호날두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그러나 호날두는 말뫼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 무엇보다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졌다. 이날 호날두는 빠른 발을 주무기로 하는 역동적인 움직임은 다소 사라졌지만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뛰어난 움직임으로 공간 창출 능력을 극대화했다. 여우같은 움직임으로 능수능란하게 위치를 잡았고 이는 득점포 가동으로 이어졌다.
호날두는 전반 28분 뛰어난 위치 선정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중앙에서 이스코가 상대 수비진과 경합하고 있는 사이 호날두는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었다. 이후 이스코의 패스를 받고 나서 득점으로 연결했다. 호날두는 최대한 간결하게 움직이면서 득점포를 가동했고, 워낙 파고 들어가는 위치가 좋았기 때문에 말뫼 수비진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추가 골 상황에서도 호날두는 최대한 간결하게 움직이면서 정확한 위치 선정을 통해 상대 골망을 다시금 흔들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호날두는 수비진과의 무리한 경합보다는 뒤에서 앞으로 치고 들어가는 한 박자 빠른 움직임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날 호날두의 멀티 골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간 호날두는 빠른 발과 역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직접 골을 해결하는 역할을 부여 받았다. 그러나 최근 30대에 접어든 호날두는 자신의 신체적 능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인지한 듯 영리한 움직임을 통해 득점에만 치중하는 '포처'로 스타일 변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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