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색보험 "이런 보험도 다 있어?"

임소현 기자

입력 2015.09.20 09:57  수정 2015.09.20 10:00

<기획시리즈-보험, 고정관념을 깨라(중)>

커플보험 다이어트보험 등 참신한 보험 상품들...특약도 확인해야

주요 보험사 로고 ⓒ데일리안

보험상품이 점점 다양화·세분화 되고 있다. 각종 특약은 물론 연예인 신체부위 보험을 일컫는 '키퍼슨 보험'에 취미 생활 중 상해까지 보상받을 수 있고, 최근에는 자신이 죽고 난 후 손자·손녀에게 용돈과 선물을 전달해주는 보험 상품도 나왔다. 하지만 각 가정에서 가입하는 보험은 기껏해야 3~4종. 보험 상품이 너무 다양해지다보니 어떤 상품이 자신에게 맞는지, 혹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해 가입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본지는 보험상품 개발 현황과 최신 트렌드를 3회에 걸쳐 집중 분석해 본다.

[기획시리즈]보험, 고정관념을 깨라
(상)다양해지는 보험상품, 얼마나 아시나요?
(중)국내 이색보험 "이런 보험도 다 있어?"

(하)각양각색 해외보험들, 튀는 아이디어 눈길
급변하는 시대에 사는 현대인은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생명과 직결되는 위험 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중시된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핫키워드가 될 정도로 정신 건강도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을 보장해주는 보험도 변화하고 있다.

보험상품의 보장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참신한 상품들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띄지만 튀는 상품이라고 해서 모두 좋은 상품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

◇연인 달래는 '커플보험'…솔로라면 '다이어트보험'으로 솔로탈출

커플이라면 가벼운 부상을 입고 입원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연인이다. 한동안 보지 못해 보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고 다음주에 계획해놨던 주말 여행도 취소해야 한다. 아파서 입원한 연인에게 화도 못내는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아픈 것은 속상하지만 여행 취소가 싫은 마음도 숨길 수 없다.

하지만 동부화재의 '커플보험'만 있다면 속상함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다. 커플보험은 상해 또는 질병으로 입원 시 위로금은 물론 병문안 꽃배달비까지 지급된다.

일반상해 사망시 상대방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며, 각종운동, 여행, 낚시, 극장·미술관·동물원 관람 등 특정여가활동 중 상해시에도 1000만원을 보장한다. 이 커플보험은 1년에 1번 2~3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는 소멸성 상품으로 만 20세에서 만 49세까지 가입가능하다.

여성들이 미용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최대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다이어트. 하지만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거나 잘못된 다이어트는 생명이나 건강에 직결되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에 따라 다이어트 부작용도 얼마 전부터 관심 이슈로 떠올랐다.

몸매를 가꾸려다가 찾아오는 불청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메리츠화재의 '다이어트 보험'은 다이어트를 위한 활동 중 상해를 보장한다. 거식증 등의 섭식 장애는 물론, 운동을 하다가 발생하는 상해 사고를 보장해준다. 후유 장해들도 보장 가능해 저렴한 보험료로 폭넓게 다이어트 활동에 대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다이어트로 인한 장해 위험이 현저히 낮은 데다 소멸성 상품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무슨 일 하세요? 직업 따라 선택하는 보험

교권 하락에 관한 뉴스가 자주 보이는 요즘, 학부모들의 도넘은 폭력과 이제는 학생들에 의한 폭력으로 교직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부가 집계한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2009년 1570건에서 2012년 7971건으로 3년 사이 5.1배 증가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사례는 2005년 178건에서 2014년 439건으로 10년 만에 약 2.5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더케이손해보험에서는 '에듀플러스생활보장보험'을 내놨다. 학교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교권침해, 교내행사, 출․퇴근시 다양한 위험은 물론 레저활동 중의 상해도 보장한다. 여기에 교권침해로 인한 학부모의 민사소송 시 변호사 선임비와 인지대, 송달료 등 법률비용과 교내행사 인솔 중 발생한 과실사고 등으로 벌금형을 받으면 벌금 비용도 보장한다.

보험료는 월 2만원에서 40만원까지 다양하게 설계가 가능하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는 농사가 너무 잘 돼도 문제고, 너무 안 돼도 문제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보장해주는 상품은 지난 2001년 도입됐지만 풍작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피해를 보장해주는 보험은 불과 3개월 전에 나온 NH농협손해보험의 '농업수입보장보험'이 유일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개발하고 출시한 이 상품의 첫 판매품목은 '콩'이다. 이 품목을 11월에는 양파와 포도까지 확대하고 점차 품목과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보험은 보험가입시 책정한 기준 수입(평년 수입)과 대비해 수확기에 수확량이 줄거나, 수확기 가격이 하락해 실제 수입이 감소할 때 보험금을 지급해 준다. 보험료는 50%를 정부가, 30% 수준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해 농가는 20%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상품 제목만 보지 마세요...특약 들여다보니

상품이 아닌 특약도 다양화됐다. 특약을 마음대로 선택해서 가입하는 보험상품은 조금 더 자신에게 맞춤형으로 만들어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KB손해보험에서는 'KB리빙케어상해보험'이라는 이름의 전반적인 생활 위험 보장 상품을 내놨다. 특별할 것 없는 상품이지만 특약을 들여다보면 실직 시 구직활동을 위한 비용보장까지 가능하다.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구직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직장인들에게는 혹할 수 밖에 없는 쏠쏠한 혜택이다.

삼성화재의 '뉴엄마맘에쏙드는' 자녀보험은 태아의 건강 뿐만 아니라 태어난 이후 치아 치료, 암 치료 등 꼭 필요한 보장 내용이 담겼다. ⓒ삼성화재
구직 급여 담보는 고용보험에서 구직급여 수령 시 90일 한도로 구직급여일당을 제공하고, 31일과 61일 계속 수령 시 장기구직급여지원금을 지급한다. 또한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실직한 경우 상해질병구직급여지원금까지 제공하여 가장의 소득상실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가장의 사망 또는 신체장애시 생활지원금을 지급한다.

또한 삼성화재의 '뉴엄마맘에쏙드는' 자녀보험은 얼핏보면 일반적인 자녀보험이다. 태아의 건강 뿐만 아니라 태어난 이후 치아 치료, 암 치료 등 꼭 필요한 보장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특약을 들여다보면 자녀뿐 아니라 산모를 보호할 수도 있다. 이 보험의 '임신질환 실손입원의료비' 특약은 지난 6월 손해보험협회 신상품 심의위원회로부터 올해 처음으로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특약이다.

기존 실손의료비에서 보장되지 않던 임신과 출산 관련 질환을 보장하는 특약으로, 통상적인 분만을 제외한 유산, 입덧, 임신성 당뇨 등으로 입원시 1000만원 한도로 입원비의 80%를 보장한다. 이처럼 보장 범위를 산모로 확대하면서 고령화로 인한 임신질환 경제적 부담을 해소하고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에 부응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재미는 있는데..."누가 가입해?"

특이하고 재미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시장성이 없어 폐지된 보험들도 많다.

먼저 학교 폭력 등에 의해 교복이 손상됐을 때 보장 받을 수 있는 교복 보험이 그렇다. 메리츠화재가 스쿨룩스와 손을 잡고 출시한 이 상품은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을 내며 1년 후 재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해 사라졌다.

신한생명에서 내놓은 크리스천보험도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크리스천보험은 새벽 기도 등 종교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장해를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동양생명에서는 실직 때 생활비를 지원해주는 '소득보장보험'이 재미있는 내용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실적을 내지 못하고 폐지됐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재미있어도 시장성이 없는 상품들은 사라지는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재미있는 내용이 보험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는 있어도 실제 가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장 내용이 보험료로 인한 기회비용을 상회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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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현 기자 (shl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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