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언프리티 랩스타2' 역차별 시선이 문제

이한철 기자

입력 2015.09.10 09:00  수정 2015.09.10 09:01

시즌 1, 과도한 디스전 "힙합 왜곡" 지적

제작진 "디스도 힙합의 일부, 역차별" 반박

'언프리티 랩스타2'과 우려와 기대 속에 출항을 알렸다. ⓒ CJ E&M

"역차별적인 시선, 그것도 문제다."

시작도 전에 비판과 우려의 시선에 시달리고 있는 Mnet '언프리티 랩스타2' 제작진의 항변이다.

본격적인 출항 준비를 마친 '언프리티 랩스타2'는 최고의 실력을 지닌 여자 래퍼들이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드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매 회 등장하는 대한민국 대표 힙합 프로듀서들이 신곡을 발표하면, 곡 녹음에 참여할 기회를 얻기 위해 출연 래퍼들이 대결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시즌 1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던 만큼, 시즌 2를 바라보는 시선도 기대보단 우려가 많았다. 멤버들의 지나친 욕설과 성희롱, 비속어가 수차례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고, 제작진이 디스전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끌어간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또 프로그램 자체가 힙합을 알리기는커녕, 힙합을 왜곡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때문에 8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 표정 역시 밝지만은 않았다. 특히 제작진은 제작발표회 내내 비판적인 시선을 불식시키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고익종 PD는 "마주보고 대결하는 장르는 힙합밖에 없는데, 경쟁을 담은 프로그램에서 이걸 굳이 피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촬영장은 전쟁터 같았다"면서 "하지만 (욕설이 난무한 디스전은) 워낙 많은 분들이 지적한 부분이다. 이번엔 수위를 지켜서 많은 분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동철 국장은 "너무 화제성만 부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인데 일면 그런 점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디스가 너무 이슈만 만들려는 거 아니냐는 역차별적인 시선으로 보면 그것도 문제다"고 아쉬워했다.

한동철 국장은 "디스는 힙합문화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다른 의견, 사상 등을 얘기할 때 이들은 랩으로 표현을 한다. 표현할 때 어느 부분은 위트 있게 꼬기 때문에 약간의 비속어가 나오고 분위기가 험악해질 수 있는데, 이런 특징을 이해하고 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시청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출연진에 대한 논란도 뜨거웠다. 헤이즈, 캐스퍼, 애쉬비, 길미, 안수민, 예지, 키디비, 수아, 트루디 등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멤버들도 있지만 씨스타 효린, 원더걸스 유빈 등 아이돌 출신도 포함됐기 때문.

원더걸스 유빈, 씨스타 효린 등 아이돌스타의 색다른 면모를 지켜보는 것도 '언프리티 랩스타2'의 관전 포인트다. ⓒ CJ E&M

이를 두고 꿈과 목표를 향해 발전해가는 아티스트들의 모습을 그린 프로그램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은데, 이미 대중적 스타인 아이돌 출신에게 너무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게 아니냐는 불편한 지적이 일었다.

이에 대해 한동철 국장은 "꼭 언더를 발굴해 보여드리겠다는 것보다는 힙합이라는 장르를 대중들에게 더 알리고 싶은 취지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며 "굳이 아티스트의 신분이 아이돌이니까 안 된다는 것보다는 힙합이나 랩이라는 장르를 좀 더 재밌어하고 이해하기 쉽게 해줄 수 있는 아티스트를 정했다"고 말했다.

논란의 대상이 된 원더걸스 유빈과 씨스타 효린은 '언프리티 랩스타2'를 통해 자신의 커리어를 확장하겠다는 각오다.

유빈은 "원더걸스 안에서는 힙합이라는 장르를 많이 안 보여줬다. 대중적인 그룹이기 때문에 대중적 장르를 해왔다"며 "이 프로그램 안에서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이나 평소 즐겨들었던 힙합 음악, 랩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씨스타 효린은 "평소에 하고 싶었고 좋아하는데 하고 싶은 기회가 별로 없었다. 잘 하면 얻는 것도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고익종 PD는 "아이돌 출신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있지만, 방송으로만 본 모습하고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보여주는 이분들의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그전까지 보여준 모습은 빙산의 일각이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언프리티 랩스타2'는 시즌 1에 비해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대폭 강화했다. 방송 전 게릴라 무대로 2000여 팬들과 만나는가 하면, 래퍼들이 '쇼미더머니4' 결승전 생방송에 깜짝 등장해 특별무대를 꾸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또 국내 정상급 프로듀서가 참여해 발매 트랙수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지난 시즌에도 방송 후 발표된 음원이 각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처럼, 올해도 차트를 점령할 인기곡이 탄생할지 기대를 모은다.

제작진은 "시즌2 미션에는 국내 정상 프로듀서들이 여럿 참여해 보다 완성도 높은 힙합 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시즌보다 방송을 통해 더욱 많은 공연무대를 선보이고 방송이 끝난 후에도 래퍼들의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컴필레이션 앨범의 트랙 수를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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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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