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의 "김정은과 멜로, 최고였다"(인터뷰)

부수정 기자

입력 2015.09.04 09:17  수정 2015.09.22 10:22

MBC 주말극서 순애보 캐릭터 열연 호평

"고등학생 아들 둔 아빠 역, 많이 배워"

송창의는 "'여자를 울려'를 통해 절절한 사랑을 느꼈다"고 말했다.ⓒWS엔터테인먼트

최근 종영한 MBC '여자를 울려'에서 송창의는 덕인(김정은)을 향한 절절한 순애보를 펼쳤다. 반듯한 송창의가 "내 인생에서 마지막 여자는 덕인 씨뿐"이라고 말하는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훈남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지난 1일 드라마 종영 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창의는 정작 자신은 훈남 진우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며 "닮은 부분이 전혀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여자를 울려'는 형사 출신 밥집 아줌마 덕인을 통해 용서와 화해를 그렸다. 송창의는 극 중 덕인의 아들을 괴롭히다 죽음으로 내몬 동급생의 아버지이자 고교 교사인 진우 역을 맡았다.

우진 F&T 회장인 아버지의 뜻에 따라 스무 살에 정략결혼한 진우는 결국 아내가 의부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다. 이 일로 어긋난 아들 윤서(한종영)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일진'이 된다.

'세번 결혼하는 여자'(2014)에 이어 미혼인데도 또 아빠 역할을 맡은 송창의는 "기존에 선보인 모습 이외의 것들을 아빠 역할을 통해 보여줄 수 있었다"면서 "연기 폭을 넓히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세결여'에서는 이혼의 상처를 지닌 딸을 이해했어요. '여자를 울려'에서 맡은 고등학교 아들, 더군다나 학교 폭력에 연루된 아들을 둔 아버지 역할이 처음에는 부담됐습니다. 부성애에 초점을 맞추면서 연기하다 보니 촬영을 할수록 진우에게 감정 이입했지요."

진우는 학교 폭력 가해자의 아빠다. 송창의는 "아들 윤서가 학교 폭력 가해자가 된 건 기성세대의 문제가 크다"면서 "아이를 돌보지 못한 집안 환경, 사회적 분위기 등이 윤서를 가해자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송창의는 "'여자를 울려'를 통해 절절한 사랑을 느꼈다"고 말했다.ⓒWS엔터테인먼트

이런 점에서 송창의는 아들을 챙기지 못한 아버지의 미안함, 그리고 아들을 향한 부성애를 연기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진우의 집안은 권력 다툼이 일어나는 재벌가예요. 그러다 진우가 정략결혼을 하고, 아내는 자살하게 되고요. 아들이 탈선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들을 살뜰히 보지 못한 아빠의 잘못을 제대로 표현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종영이를 친조카을 보듯 연기했는데 마음이 정말 아팠어요."

아들 한종영과의 호흡은 최고였다. "학교 폭력 가해자 역할을 맡아서 힘들었을 텐데 종영이가 잘해줬어요. 부자 케미스트리(배우 간 호흡)가 조금 더 나왔으면 했는데 살짝 아쉽네요."

'밥집 아줌마' 덕인과의 사랑은 단연 화제였다.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며 치유하고, 행복한 미래를 약속하지만 진우의 아들 종영이 덕인의 아들 죽음과 연관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순정남' 진우는 덕인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기다린다고 약속한다. 세상에 이런 착한 남자가 있을까.

"진우는 덕인과의 사랑, 즉 평범하거나 애틋한 사랑을 해본 적이 없는 남자예요. 그래서 사랑이 절실했던 건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최고의 멜로를 했어요. 사실 전 이런 경험이 없거든요. 판타지적이고 상징적인 사랑인데 저도 연기하면서 사랑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웃음)."

송창의는 또 "요즘 사람들이 자기중심적인 사랑을 하는데 진우는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만 보고, 그 사람을 위한 마음을 보여준다. '이런 사랑이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시 적인 대사들을 두 세 번씩 곱씹으면서 뱉었다. 사랑에 대한 표현이 문학적이어서 오글거리기도 했지만 감동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송창의는 "'여자를 울려'를 통해 절절한 사랑을 느꼈다"고 말했다.ⓒWS엔터테인먼트

오랜만에 안방에 복귀한 '로코퀸' 김정은에 대해선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가득한 배우"라며 "덕인에게 진심을 담아 몰입하는 모습을 봤다"고 극찬했다.

"아들의 죽음을 가슴에 품은 어머니 역을 맡아서 쉽지 않았을 텐데 정은 선배가 열심히 노력하셨어요. 극 초반에 오열하는 신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정은 선배 덕에 좋은 영향, 기운을 받았지요."

사실 진우와 덕인의 사랑은 고비를 겪다가 극 후반부에 '급마무리'됐다. 시청자들이 유독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설득력 없는 전개로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창의는 "주말극 자체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고 웃은 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진우와 덕인이 뜨거운 반응을 얻은 건 감사하다"면서 "후반 전개는 다양한 인물이 틀어져 있다가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지, 막장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주로 바른 생활 청년, 한 여자를 향해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펼치는 부드러운 캐릭터를 도맡아온 그에게 실제 성격을 물었다. 송창의는 "어휴, 캐릭터와는 완전 다르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악역이나 강렬한 캐릭터를 맡을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그는 "물론이다. 다만 이해할 수 있는 악역이어야 한다"고 했다.

송창의는 뮤지컬 무대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스타다. 차기작은 뮤지컬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여자를 울려' 마지막회에서 김정은과 결혼한 그에게 실제 결혼은 언제 하느냐고 물었다. "아직 인연을 못 만나서 이러고 있어요. 하하. 때가 되면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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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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