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미녀 곽유화 '다이어트 도핑' 비뚤어진 욕망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입력 2015.06.28 15:57  수정 2015.07.01 09:45

점프력 향상 위한 것이든 미용이든 잘못된 욕심

앞길 구만리..배구선수로서 다시는 없어야 할 욕심

[곽유화 도핑 파문]프로배구 선수로서 직업의식의 결여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비뚤어진 욕심이 아닐 수 없다. ⓒ 곽유화 페이스북

프로배구 곽유화(22·흥국생명)가 금지약물 복용(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데 대해 소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배구연맹은 지난 23일 "시즌 중 도핑 검사 결과 금지약물인 펜디메트라진(Phendimetrazine) 및 펜메트라진(phenmetrazine)이 곽유화에게서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맹은 도핑검사 후 도핑방지위원회 규정에 따라 곽유화에게 소명 기회를 줬고 이후 도핑방지위원회 규정에 따라 곽유화에게 6경기 출장 정지를 결정, 이렇게 곽유화의 도핑 문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곽유화의 도핑 파문은 거기서 잠잠해지지 않았다. 연맹 청문회에서 도핑의 경위를 소명하는 과정에서 곽유화가 거짓말을 한 것. 곽유화는 연맹 청문회에서 자신의 도핑 테스트 양성 반응과 관련 "어머니가 준 한약을 먹고 그런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의협에 따르면, 곽유화에게서 검출된 ‘펜디메트라진’과 ‘펜메트라진’은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에서는 검출될 수 없는 성분이라는 것.

자신의 소명과 연맹의 징계결정이 내려졌음에도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일파만파로 커질 위기에 직면한 곽유화는 그제서야 ‘이실직고’를 했다. 한약 성분으로 만든 보약을 먹은 것이 아니라 다이어트 약을 복용한 사실을 고백한 것이다.

연맹의 추가 조사에서 곽유화는 강남의 한 비만 클리닉에서 허벅지 다이어트를 위해 문제의 약을 처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곽유화는 이날 연맹을 통해 "죄책감 때문에 솔직하게 얘기하지 못했다"며 "대한한의사협회에도 정중히 사죄한다"고 밝혔다.

연맹은 곽유화의 '청문회 위증'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하거나 상벌위원회를 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이것으로 곽유화 도핑 스캔들은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곽유화가 허벅지 다이어트를 위해 약을 처방 받은 동기가 과연 경기력 향상을 위한 것인지, 미용을 위한 것이었는지에 관한 의문은 남는다.

점프가 중요한 배구 종목에서 선수가 다이어트 약을 복용했다는 것은 다이어트를 통해 자신의 몸을 가볍고 날렵하게 만들어 좀 더 가볍게 점프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난 2010년 도핑 양성판정을 받았던 장대높이뛰기의 임은지의 경우도 검출된 금지약물 성분이 이뇨제 성분이었다. 당시 임은지도 가벼운 몸이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장대높이뛰기 선수로서 체중조절을 위해 이뇨제 성분의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었다. 이때도 임은지는 처음에는 한약을 먹었다고 해명했지만 한의협에서 반발하자 지네환을 복용했다고 넘어가면서 유야무야됐다.

어쨌든 곽유화가 점프력 향상을 위해 다이어트 약을 처방 받았다면 어찌됐든 금지 약물의 힘을 빌어서라도 선수로서의 능력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려 보려 했던 욕심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 물론 그 욕심이 비뚤어진 욕심이므로 앞으로는 이런 식의 욕심을 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곽유화가 미용상의 이유로 다이어트 약을 복용했을 경우다. 청소년국가대표 출신으로 준수한 기량도 기량이지만 179cm의 신장에다 늘씬한 몸매, 그리고 성형외과 전문의들도 인정한 수려한 외모를 겸비한 곽유화는 국내 프로배구 무대에서 손꼽히는 미녀 선수로 통한다.

흥국생명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그날 인터넷 뉴스 사이트에는 다양한 표정의 곽유화의 사진을 수도 없이 볼 수 있을 만큼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매 경기 언론과 팬들의 카메라의 집중 표적이 되는 선수의 입장에서 외모에 민감한 20대 초반의 여자 선수의 입장에서라면 대외적으로 노출되는 자신의 몸매가 신경 쓰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 무대에서도 김연아, 손연재, 신수지, 이상화 등 실력과 외모, 엔터테이너로서의 끼를 겸비한 여자 스포츠 스타들이 속속 CF나 방송 등을 통해 대중들과의 스킨십을 늘려가는 추세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 한국 스포츠 산업 발전과 함께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 될 것이다. 한국도 스포츠 분야에서 여자 선수의 외모가 곧 돈으로 연결되는 시대를 맞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신의 외모로 인해 대중 호감도가 높은 여자 스포츠 선수라면 좀 더 좋은 기량에 대한 욕심과 함께 좀 더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욕망도 커질 수 있다.

곽유화도 이와 같은 미디어의 관심과 팬들의 시선을 의식, 미용적인 효과를 위해 다이어트 약을 복용한 것이라면 분명 이해 받을 수 있을 만한 욕심이지만 건강상 자신의 몸에 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이므로 프로배구 선수로서 직업의식의 결여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비뚤어진 욕심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실수가 용납되지는 않을 것이다. 거짓말은 더더욱 용서받기 어렵다. 앞길이 구만리 같은 곽유화에게 교훈으로 남아야 할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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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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